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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삼성, 일본이 수출규제 강화한 포토레지스트 벨기에서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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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케이, 삼성 전 간부 박재근 교수 인터뷰 보도…박 교수는 부인

일, 8일 수출허가 내준 배경 관측…중국·한국서 생산 계획도

삼성전자가 일본이 수출규제를 강화한 극자외선(EUV)용 포토레지스트(감광액)의 대체 공급원을 확보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삼성은 “맞다, 아니다 말하기 어렵다”며 부인하지 않았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달 4일부터 한국으로 수출하는 포토레지스트,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3개 소재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를 강화했다.

닛케이 아시안 리뷰는 11일 삼성전자 전 간부인 박재근 한양대 교수가 인터뷰에서 “삼성전자가 벨기에에 본부를 둔 회사로부터 포토레지스트를 조달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박 교수는 회사 이름을 밝히지 않았지만, 2016년 일본의 화학회사 JSR과 벨기에의 연구센터 IMEC가 설립한 합병회사로 보인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이 합병회사는 JSR의 벨기에 자회사인 JSR마이크로가 대주주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매체는 삼성이 6~10개월분의 포토레지스트를 구입, 최첨단 반도체칩을 제조하는 공정에 사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JSR에 정통한 소식통은 수출규제 조치 후인 지난달 중순 “우리는 포토레지스트를 벨기에에 있는 합작회사를 통해 삼성에 공급할 것”이라며 “IMEC와 손을 잡음으로써 EUV용 포토레지스트를 그곳에서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그러나 박 교수는 국내 언론 인터뷰에서 “닛케이 측으로부터 지난 9일 전화로 인터뷰 요청을 받았지만 정중히 거절했다”고 기사 내용을 부인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벨기에로부터 포토레지스트를 들여오는 것과 관련, “맞다, 아니다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다만 “포토레지스트는 지난주 일본에서 한 차례 수출허가가 나와 조달 가능성이 있다 보니 내부적으로 위기감은 덜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UV용 포토레지스트는 7nm(나노미터) 이하 비메모리 반도체용 첨단 미세공정에 쓰이는 것으로, 현재 시급한 소재라기보다는 미래사업용으로 더 중요하다.

앞서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 8일 군사전용 우려가 없다며 삼성전자용 포토레지스트 수출을 허가한 바 있다. 당시 경산성은 수출규제가 수출관리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경산성이 수출허가를 내준 배경에 삼성전자가 대체 공급원을 확보한 점을 고려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삼성전자는 수출허가가 떨어지지 않은 다른 소재들을 거론하며 안심할 상황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삼성전자 측은 “에칭가스는 수출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라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삼성은 약 3개월치의 에칭가스 재고를 가진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제조회사들은 일본 바깥에서 생산을 늘리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모리타화학공업은 중국 합병회사에서 에칭가스 생산을 시작해 삼성전자 중국 공장이나 중국의 반도체 회사 등에 납품하고, 요청이 있으면 한국에도 출하할 예정이라고 닛케이는 전했다. 도쿄오카공업도 포토레지스트를 한국 공장에서 생산해 한국 기업에 납품한다는 계획이다.

도쿄 | 김진우 특파원·구교형 기자 jw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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