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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10년 만에 히말라야에서 귀향하는 직지원정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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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9월25일 실종

민준영·박종성 대원 주검

히운출리 북서벽서 수습

산악인·유가족 운구 예정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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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고… 고맙죠. 그 추운 곳에서… 이제 가족 품에서 편히 쉬길 바랍니다.”

박연수(55) 직지원정대장은 11일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히운출리(해발 6441m)에서 실종된 민준영 등반대장과 박종성 대원의 주검을 10년 만에 수습했다”고 전하며 말을 잇지 못했다.

두 대원의 주검은 지난달 20일께 양을 치는 현지 주민이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직지원정대는 선발대를 보내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두 대원을 수습해 옛 베이스캠프(해발 4200m)로 운구했다. 박 원정대장은 “최근 히운출리 북서벽의 지형이 바뀔 정도로 빙벽이 녹아내렸다고 한다. 이곳에서 실종된 산악인은 우리 대원들뿐이어서 바로 네팔 산악당국의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직지원정대는 국외원정등반을 통해 현존하는 금속활자 인쇄본 중 가장 오래된 직지를 세계에 알리기위해 충북산악구조대원들이 뼈대를 이뤄 2006년 결성한 등반대다. 직지원정대는 2008년 6월 파키스탄령 히말라야의 6235m 봉우리를 초등한 뒤 파키스탄 정부에 ‘직지봉’으로 이름 붙여 달라고 요청해 승인받기도 했다.

민준영(당시 36살) 등반대장과 박종성(당시 41살) 대원은 히운출리 북서벽의 새 등반 루트인 ‘직지 루트’ 개척 등반에 나섰다가 변을 당했다. 이들은 2009년 9월25일 아침 8시15분 5500m 지점에서 베이스캠프의 박연수 원정대장과 교신을 끝으로 실종됐다. 마지막 무전에서 민 대장은 “컨디션, 날씨, 등반 속도가 모두 좋다. 오늘은 5800m까지 진출하는 걸 목표로 하고 등반 속도가 빨라지면 6000m에 있는 빙하 지역까지 도전하겠다”고 보고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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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직지원정대는 헬리콥터를 빌리고, 네팔 산악당국, 남은 대원들로 수색대를 꾸려 구조에 나섰으나 끝내 두 대원의 행적을 찾지 못했다. 원정대는 귀국해 두 대원의 장례식을 치르고 다음해 유가족과 함께 베이스캠프를 찾아가 산악인 박영석, 지현옥씨 추모비 인근에 두 대원의 추모비를 세웠다. 직지원정대 부대장 홍정표씨는 2016년 늦은 결혼을 한 뒤 두 동생에게 결혼 소식을 알리려고 안나푸르나로 신혼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박연수 직지원정대장은 “12일 유가족과 대원들이 출국해 신원을 확인한 뒤 현지에서 화장해 유골을 국내로 모실 계획이다. 직지원정대의 도전과 목표를 이루려고 부단한 과정을 준비하던 두 대원의 등반가 정신은 우리 산악계에서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밝혔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직지원정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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