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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이슈 체크]제 살 깎아먹은 日 지방발 노선…中·동남아 노선이 대안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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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일본 나리타공항 내 안내된 일본 노선 스케쥴. 스포츠서울DB


[스포츠서울 이선율기자]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불매운동 확산으로 일본을 찾는 여행객 급감하면서 항공업계는 대대적인 일본 노선 감축에 들어갔다. 일본 제재가 시행된지 한달만에 줄인 노선만 40%를 넘어선다. 일본 지방발 노선의 경우 약 66% 이상 운항이 중단되거나 잠정 운휴됐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에어부산 등 저비용항공사(LCC) 5곳은 총 47개 노선에 대한 감축 및 운항 중단을 결정했다. 국내 항공사 중 일본 노선비중이 60%로 가장 많은 에어서울 또한 이달 중순 중으로 노선 정리를 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블루오션’으로 불렸던 지방공항발 일본 노선은 항공사들에게 계륵으로 전락해버렸다. 지방발 노선은 LCC들이 2~3년전부터 집중적으로 육성해온 노선으로 외형을 키우는 한편 수도권공항의 슬롯 포화에 따른 새로운 수익창출의 수단으로 인기를 끌었던 곳이다. 하지만 해당 노선은 일본 수출 제재 조치가 있기 전부터 비인기 노선으로 전락해 올해 상반기부터 일찌감치 감편 1순위로 잡힌 상태였다. 최근 반일감정 기류까지 격해지면서 더욱 노선 정리 규모가 커지게 됐다.

일본 노선 조정은 부산과 대구, 청주, 무안 등 지방 거점 노선을 중심으로 가장 활발하게 이뤄졌다. 현재까지 국내 항공사들이 정리한 노선을 살펴보면 국내 지방 거점(무산, 대구, 청주, 무안 등)에서 시작해 삿포로, 오키나와, 후쿠오카, 기타큐슈, 사가, 나고야 등 다양한 일본 지방 소도시 지역을 연결하는 노선 축소를 비롯해 도쿄, 오사카 등 상용수요가 많은 지역까지 대대적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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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지방발 노선의 시작은 일본 노선에서 비롯됐다. 일본 소도시 여행 열풍이 불면서 LCC들은 거점 운영을 통해 수요가 필요한 지점끼리 노선을 정비해 노선 운영을 확대해왔다. 일본은 타 여행지에 비해 비행거리가 짧고 관광지가 잘 갖춰져있고 항공기 회전율을 높이는 데도 이점이 많다. 게다가 취항에 있어서도 자유로워 LCC들은 경쟁적으로 해당 노선을 확대해 빠른 성장의 토대를 구축했다.

하지만 지방발 노선도 LCC들이 앞다퉈 노선을 과잉공급하면서 지난해를 기점으로 수요가 큰 폭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공급이 수요보다 큰 폭으로 늘면서 비수익 노선으로 변한 것이다. 여행 비수기에 환율 상승 등 외부 변수 들의 영향도 일부 있다. 그나마 저가 항공권을 경쟁적으로 내걸며 일부 수요를 회복하나 싶었지만 원가 부담이 높아지면서 수익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다. 게다가 최근 일본 여행 보이콧으로 인한 일본 여행객 급감에 골치덩어리로 전락했다.

2017년 중국의 사드(THAAD) 보복 여파 때도 지방공항의 타격이 가장 뚜렷하게 목격됐다. 이듬해 2월 국토부 조사 자료에 따르면 김포공항과 인천공항의 중국노선 이용객 감소율은 전년보다 각각 19.88%, 22.06%에 줄어든 반면 대구공항과 제주공항, 청주공항은 64.41%, 62.25%, 69.72%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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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수출 규제 여파 때도 비슷한 추이가 보인다. 국토부 등에 따르면 8월 첫주인 1일부터 9일까지 지난해와 비교해 국제공항별 감소세를 살펴보면 청주공항이 66.2%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김해공항 25.7%, 인천공항 17.6%로 나타났다.

이에 LCC들은 일본 수요 부진을 대체할 대안을 찾고자 중국과 동남아, 대만 등의 노선을 확대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다음달부터 부산-가오슝 노선을 신규 취항하며, 제주항공도 3분기 내 인천-필리핀 세부 노선을 증편한다. 에어서울도 중국과 동남아 신규 취항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5월부터 국토부로부터 배정받은 중국노선 활성화도 이달부터 본격화된다. 이스타항공은 인천~상하이 노선에 신규 취항했으며, 티웨이항공은 9월부터 대구발 장자제, 옌지 노선에 항공편을 띄운다. 제주항공은 이달 중 지난, 난퉁, 옌지, 하얼빈, 장자제, 시안 등을 포함해 약 8곳의 중국노선 신규취항을 준비중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중국, 동남아 노선을 확대하는 일이 완전한 대안이라고 볼 수 없다. 과거 사드때도 중국 관광객 수요 급감으로 LCC들이 경쟁적으로 일본 노선을 확대 운영해왔다. 그 당시에는 일본 노선으로 비중을 확대해 수익을 보장받았지만 또다시 일본 제재로 다시 계륵이 된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노선 공급만 늘린다고 능사가 아니다. 이번처럼 외부 변수에 타격을 덜 받으려면 관광지 개발 등을 통해 외국 관광객을 유치하는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 수요를 늘려야한다. 초반 일본 소도시 노선 개설이 인기를 끌었던 이유는 관광할 만한 자원이 갖춰져있어서 가능했다. 지방발 국제선도 계절에 따라 수요 변동이 심하고 상용수요가 많지 않아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melod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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