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치 2배 카드뮴이 검출돼 식약처가 회수 조치한 미국산 아보카도 [식약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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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강모(34ㆍ서울 서초구)씨는 지난 봄부터 온라인 쇼핑몰에서 주 2~3회 아보카도를 구입해왔다. 강씨는 “맛도 좋고,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고 해서 즐겨 먹게 됐다. 거의 매일 아침 빵 위에 올려먹거나 샐러드에 넣어서 먹는다”라고 말했다. 얼마 전 강씨는 자기가 사 먹던 미국산 아보카도에서 중금속인 카드뮴이 검출돼 판매중단ㆍ회수 조치됐다는 소식을 언론을 통해 접했다. 그는 “건강에 좋으려고 챙겨 먹은 건데 카드뮴이 나왔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아보카도를 구입한 쇼핑몰에선 전혀 안내하지 않고, 제품을 뉴질랜드산 아보카도로 바꿔버렸다. 이미 몇 달 동안 먹은 건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최근 건강에 좋은 ‘슈퍼푸드’로 각광을 받고 있는 아보카도에서 카드뮴이 잇따라 검출돼 소비자들이 혼란에 빠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일과 8일 카드뮴이 기준치의 2배 이상 검출된 미국산 아보카도를 판매 중단하고 회수 조치한다고 발표했다. 회수조치 대상이 된 아보카도는 미국의 ‘미션 프로듀스(MISSION PRODUCE)’ 사에서 수입한 제품이다. 국내 수입판매업체는 '수일통상' '이화원'으로 다르지만 둘 다 미션 프로듀스사에서 수입했다. 6월 10일과 6월 24일 수입된 제품에서 카드뮴이 기준치(0.05 mg/kg 이하)의 두 배 이상(0.10~0.12 mg/kg) 검출됐다. 카드뮴은 1급 발암물질이다. 체내에 쌓이면 뼈가 약해지면서 골절을 유발하는 이타이이타이병을 일으킨다. 호흡기질환, 심혈관질환, 당뇨병, 뇌졸중 등 급성ㆍ만성 질환을 유발하는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 회수 조치된 아보카도는 총 53톤에 이른다. 국내 마트, 백화점,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판매됐다. 수입 일자를 고려하면 대부분 소비됐을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이 대응할 길이 마땅치 않다. 공산품처럼 제품에 유통기한이나 품번이 없다. 식약처가 수입사와 수입날짜를 공개했지만 일반 소비자가 이런 정보를 알 수 없다. 판매처에서 문제 제품을 판 사실을 알리지 않고 있다. 그리할 의무가 없어서다.
주부 김모(43ㆍ서울 강남구)씨는 지난달 마트에서 회수 대상 제품과 같은 스티커가 붙은 아보카도를 구입했다. 김씨는 “마트에 문의했더니 수입날짜가 다른 제품이라 문제가 없다고 했다. 확인할 방법이 없으니 답답하다”라고 말했다.
아보카도는 당분이 낮고 미네랄·칼륨·비타민 등 다양한 영양소를 함유한 ‘슈퍼푸드’로 알려지면서 국내 수입이 급증했다. 농촌경제연구원(KREI)에 따르면 2010년 아보카도 수입량은 457톤(t)에 불과했지만 2017년 5979t으로 12배 늘었다. 2017년 기준 아보카도 전체 수입량 중 미국산이 56.6%다. 멕시코산과 뉴질랜드산이 각각 28.8%, 14.7%다.
다른 아보카도는 안전할까. 수입 농산물의 경우 국내 통관 과정에서 전체 수입물량 중에 20%는 중금속ㆍ잔류 농약 등 정밀 검사를 한다. 나머지는 서류 검사만 한다. 마정애 식약처 수입유통안전과 사무관은 “유통 단계에서도 많이 소비되거나 인기를 끄는 식품은 주기적으로 검사한다. 이번에 시중에 많이 팔리는 미국산과 멕시코산 아보카도를 수거해 검사해서 적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카드뮴 검출 이후 미국산 아보카도 통관 단계에서 전량 정밀 검사를 거치도록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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