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銀, 판매한 1250억 모두 연내 만기
KEB하나, 올 만기규모 작지만 추이 주시
(그래픽=문승용 기자) |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금리 연계 파생결합증권(DLS)의 수천억원대 손실 우려에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은 비상이 걸렸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내부적으로 또다른 파생상품 뇌관은 없을지 살펴보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정채봉 국내영업부문장이 주도하는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대응책에 골몰하고 있다. 정 부문장은 은행 내에서 국내 영업을 총괄하고 있다. 손 회장도 거의 실시간으로 사태 추이를 보고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만큼 이번 사안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얘기다. 자산관리(WM)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정종숙 부행장도 DLS 손실 사태에 집중하고 있다. 우리은행이 판매한 1250여억원은 모두 올해 안에 만기가 돌아온다. 다른 은행들보다 투자자들과 비교해 발등에 불이 떨어진 형국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들은 “(PB 고객들에게) DLS 파생상품을 판매를 할 때 충분히 설명을 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불완전판매로 단정 짓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금융시장 안팎에서는 지난해 말만 해도 글로벌 금리가 완만한 우상향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았다. 예기치 못한 투자 손실에 책임소재를 따지게 될 경우 앞으로 중위험 중수익 상품을 다루기는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그럼에도 내부적으로 우려하는 것은 은행 평판에 문제가 생길지 여부다. 각 투자자들은 우리은행 각 지점의 PB 입장에서는 중요한 고객이기 때문이다. 자칫 잘못 대응했다가는 앞으로 영업 전선에 문제가 커질 소지가 있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 투자자 등과 관련한) 사태 추이를 주시하면서 섬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했다.
KEB하나은행은 정춘식 개인영업그룹장 부행장이 중심이 돼 회의를 거듭하고 있다. 당장 9월 말 만기가 돌아오는 DLS 판매 규모는 수십억원 정도여서 일단 추이를 지켜볼 계획이다. 다만 이미 판매된 규모가 4000억원에 가깝다 보니 지성규 은행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과 영국의 금리가 연초 수준으로 상승할 만한 경제 호재는 많지 않다. KEB하나은행의 손실 분쟁은 내년에도 계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은행권 전체도 촉각을 곤두세우기는 마찬가지다. 또다른 시중은행장들도 이날 은행 내 파생상품 판매 상황을 보고 받았다. 한 은행권 고위관계자는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이 워낙 불안정해 숨어있는 또 다른 위험이 나타날 수 있다”며 “한동안 DLS 등 파생상품 판매 상황을 더 들여다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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