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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12일에는 시위대 5천여 명이 연좌 농성을 벌이며 공항을 점거하자, 홍콩 정부가 공항 운영을 중단했습니다. 이 때문에 홍콩을 오가는 300여 편에 달하는 전 세계 항공편 운항이 취소됐습니다. 홍콩 당국이 지난달 초 범죄인 인도법(일명 송환법) 개정안을 포기를 선언했지만, 시위는 10주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홍콩 시위에는 송환법 문제 뿐 아니라 다른 근원적인 원인이 있다고 봐야 합니다. 뉴욕타임스(NYT)는 홍콩 시민들이 표출하고 있는 정치적 분노 뒤에는 홍콩 시민들의 경제적 상황에 대한 불안감이 존재하고 있으며, 이것이 새 정부를 원하는 열망과 함께 시위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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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홍콩의 주택 가격은 살인적입니다. 홍콩의 평균 주택 가격은 3.3㎡(평) 당 1억 원에 달하고, 홍콩 주요 지역의 고급주택(40평 이상) 평균 거래금액은 80억 원이 넘습니다. 또 홍콩 전체 주택의 평균 거래금액은 14억 원으로 단연 세계 1위입니다. 소득 대비 주택 가격을 비교해보면, 집을 살 돈을 마련하기 위해 취직 후 번 돈을 한 푼도 안 쓰고 모으면 집을 사기까지 서울은 5.9년, 뉴욕은 6.1년인데 홍콩은 18.1년이 걸립니다.
집값이 이렇게 비싸다 보니 집세 또한 천정부지여서 15평 아파트의 월세는 300만 원이 넘고, 10평 정도의 아파트도 250만 원이나 됩니다. 이 때문에 홍콩 서민의 주거방식 중 하나로 등장한 것이 '닭장방'으로 사람 1명이 들어갈 정도의 작은 새장 같은 공간인데, 이런 주거방식이 늘고 있습니다. NYT 보도에 따르면 홍콩의 집값은 지난 10년간 3배 이상 올라, 서민들은 몸만 누울 수 있는 2평 남짓에 쪽방에 월급의 대부분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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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홍콩의 집값이 비싸진 이유 중에 가장 큰 이유는 중국의 큰손들이 홍콩에 집을 쇼핑하듯 샀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심지어 집을 사놓고 세를 놓지도 않고 비워두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결국 부동산 가격 급등은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젊은이들에게 충격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홍콩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홍콩의 중위임금은 약 270만 원이고, 4년제 대학교를 졸업한 홍콩의 사회 초년생들이 받는 급여 수준은 대략 150~200만 원입니다. 홍콩의 물가는 한국보다 40% 가까이 비싸지만 법정 최저임금은 시간당 약 5,700원에 불과합니다. 홍콩의 주택 시세, 물가와 임금근로자들의 실질소득 사이에는 큰 괴리가 존재하는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홍콩이 이양된 지 20년이 지난 2016년에 지니계수가 0.539를 기록하면서 홍콩은 40년 만에 가장 높은 소득 불평등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실제로 집값이 3배나 뛸 동안 홍콩 시민들이 받는 임금은 겨우 25% 증가하는데 그쳤습니다. 지난 20년 동안 홍콩에서 실질 임금은 거의 인상되지 않은 것입니다. 따라서 인구 전체의 약 5분의 1인 약 137만 명이 빈곤층이어서 홍콩의 불평등 수준은 미국과 싱가포르를 능가합니다. 이 때문에 NYT는 "홍콩은 세계에서 가장 살기 불평등한 곳이다"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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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대규모 시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2014년 홍콩 도심을 점거한 '우산 혁명'도 홍콩의 중국화에 대한 불안감을 기조로 사회 양극화와 기득권층에 대한 반발심리가 배경으로 작용했습니다. 따라서 사회 격차 문제에 대한 홍콩과 중국 당국의 대책 없이는 반복되는 홍콩 시위의 근원적 해결은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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