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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밀레니얼 잡아라”... 콘텐츠 구독 스타트업 3인방 ‘쑥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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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직장인 A씨는 이메일 뉴스레터 서비스 ‘뉴닉(NEWNEEK)’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출근 후 자리에 앉아서 5분~10분 정도 시사 이슈를 훑어본 후 업무에 들어가는 것이다. A씨는 "딱딱하지 않고 말랑말랑한 뉴스 중심이라 읽고 나면 자연스럽게 일에 스며들 수 있다"며 "아침에 머리를 깨우는 느낌"이라고 했다.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콘텐츠 구독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이 주목받고 있다. 이메일 기반으로 대화체로 구성된 뉴스 콘텐츠를 전달하는 뉴닉, 지식 콘텐츠 플랫폼 ‘퍼블리', 동영상 스트리밍(재생) 서비스를 제공하는 ‘왓챠’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가입자에게만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독(subscription)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다.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며 빠르게 사용자를 늘리고 있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뉴닉, 8개월 만에 6억 유치… "구독자 6만5000명"

뉴닉은 20대인 김소연·빈다은 공동창업자가 작년 7월 설립한 회사다. 회사 설립 6개월여 만에 뉴스레터 서비스를 내놨고, 서비스 론칭 후 8개월 만에 구독자 6만5000명을 모았다. 빠른 성장세를 바탕으로 투자금도 유치했다. 13일 뉴닉에 따르면 최근 500스타트업(500 Startups), 메디아티 등이 총 6억원을 투자했다. 지난해 말 이메일 뉴스레터 서비스를 처음 선보인 후 8개월 만에 거둔 성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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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닉 웹사이트 화면. 이메일 주소를 입력하면 뉴스 콘텐츠를 구독할 수 있다. 뉴닉은 고슴도치 캐릭터 ‘고슴이’를 만들어 독자와 소통하고 있다. /뉴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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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메일을 열어보는 비율인 오픈율도 50% 수준으로 미국 미디어 뉴스레터 평균(21%)보다 높다. 꽤 많은 밀레니얼 세대 독자가 이메일로 배달되는 뉴스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는 것이다.

밀레니얼 세대를 타깃으로 삼아 서비스를 고도화한 게 차별점이다. 기존 뉴스레터와 다르게 대화체로 콘텐츠를 구성했고, 하이퍼링크(클릭 시 연결된 사이트로 이동)를 사용해 다양한 정보에 쉽게 접속할 수 있도록 꾸몄다. "우리가 시간이 없지, 세상에 관심이 없냐!"는 슬로건으로 젊은 세대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뉴닉에 투자한 임정민 500스타트업 한국 파트너는 "뉴닉은 밀레니얼 세대 독자를 타깃으로 짧은 시간에 팬덤을 형성했다"며 "공급자 관점이 아닌 소비자 입장에서 고민하고, 사용자의 불편에 공감하며 해결 방법을 찾아내려는 뉴닉의 성장이 기대된다"고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뉴닉은 투자금을 바탕으로 현재 구축한 구독자 커뮤니티를 확장하고 이메일 뉴스레터를 넘어 자체 플랫폼(콘텐츠 유통 채널) 구축까지 계획하고 있다. 차세대 미디어로서의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김소연 뉴닉 대표는 "밀레니얼 세대의 취향과 생활 양식에 집중해 콘텐츠 전략을 짰다"며 "국내 미디어 업계를 개척해 나가겠다"고 했다.

퍼블리·왓챠도 주목… 수요자 중심 콘텐츠가 성공 비결

퍼블리, 왓챠는 뉴닉보다 한 단계 더 발전한 모델이다. 아직 무료 콘텐츠만 제공하는 뉴닉과 달리 퍼블리와 왓챠는 유료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 시장에선 어려울 것"이란 편견을 깨고 콘텐츠 유료화에 성공한 것은 물론, 구독자를 계속 늘려가고 있다.

‘일하는 사람들의 콘텐츠 플랫폼’을 표방하는 퍼블리는 월 2만1900원에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 2월엔 투자금 38억원을 유치하며 누적 투자금 60억원을 달성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DAUM)’의 창업자인 이재웅 쏘카 대표가 설립한 옐로우독 등이 퍼블리의 주요 투자사다. 2017년 7월 구독 기반 멤버십 서비스를 출시, 올해 5월 유료 멤버십 가입자 6000명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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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블리 웹사이트 첫 화면. /퍼블리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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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넷플릭스를 표방하는 왓챠는 국내 스타트업 중 이 분야 선두주자다. ‘왓챠플레이'라는 이름의 서비스로 유료 구독자에게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왓챠에 따르면 왓챠플레이는 현재 5만여 편의 콘텐츠와 5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 중이다. 지금까지 유치한 투자금은 총 210억원에 이른다.

콘텐츠 구독 서비스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은 아니지만, 디지털화와 맞물리며 최근 각광받고 있다. 독자 데이터를 축적해 맞춤 콘텐츠를 추천할 수 있고, 구독자의 반응을 반영한 콘텐츠 제작이 가능해 좋은 반응을 얻는 것이다. 공급자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무게 중심을 이동했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김유정 500스타트업 투자심사역은 "밀레니얼 소비자는 누군가가 소화하기 쉬운 형태로 (콘텐츠를) 요약해 주거나, 맥을 짚어줘 수고로움을 더는 댓가로 금전적 대가를 기꺼이 지불할 의사가 있다"며 "필요한 정보를 얻는 데 도움을 받고 싶어 한다는 특징은 밀레니얼 세대, 또 그 이후 세대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박원익 기자(wipark@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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