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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日 규제 후 증시급락에도…국민연금 수익률 7%대 '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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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수익률 5월까지 5.69%…6·7월에 1%P 남짓 끌어올려

최근 증시가 불안한 모습을 보인 상황에서도 국민연금공단의 기금운용 수익률은 금리 하락, 환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되레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리스크 분산을 위한 국민연금의 투자처 다변화 노력이 앞으로도 이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올해 들어 8월 9일까지 7%안팎의 기금운용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5월 말까지의 수익률이 5.69%인데, 두 달여 만에 수익률을 1%포인트 넘게 끌어올린 것이다. 7월 들어 미·중 갈등 격화, 일본 수출 규제 등의 악재가 주식시장을 크게 흔들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결과다.

조선비즈

조선DB



수익률 방어의 일등공신은 국민연금 포트폴리오의 절반을 차지하는 채권이다. 국민연금은 올해 5월 기준으로 전체 기금적립금 685조원의 50.8%인 348조2000억원을 국내외 채권에 투자하고 있다. 글로벌 금리 인하 기조가 채권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국민연금의 채권 평가이익 개선에도 도움을 준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달 진행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00~2.50%로 0.25%포인트 낮췄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건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된 2008년 12월 이후 10년 7개월 만이었다. 한국과 인도, 뉴질랜드, 태국, 필리핀 등도 금리 인하에 동참했다.

급등세를 보인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도 국민연금의 수익률 지키기에 도움을 줬다. 6월 말 1154원 수준이던 원·달러 환율은 현재 1210원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짧은 기간에 원화가치가 5.0%가량 급등한 셈인데, 덕분에 국민연금 해외자산의 외화환산이익도 늘어났다.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규모는 226조9000억원(33.2%)이다.

전문가들은 요즘처럼 국내외 자본시장 분위기가 어수선한 때일수록 국민연금은 기금운용의 주요 원칙 중 하나인 안정성 추구에 집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는 국내 투자 비중을 줄이고 해외 투자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주식 의존도를 낮추고 대체투자 등을 키우는 방향으로 중장기 투자 다변화 전략을 마련해둔 상태다.

기금위 계획대로라면 현재 33.2%인 국민연금의 해외자산 비중은 오는 2024년 50%가 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치적 입김이 기금위 의사결정 과정에 개입하는 불상사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국민연금의 중장기 투자전략은 지금의 계획대로 무난히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전준범 기자(bbeo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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