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유럽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선 배터리 원재료 확보에 힘써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브뤼셀지부는 14일 발표한 ‘유럽의 전기자동차 배터리 육성정책 주요내용과 시사점’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LG화학,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등 우리 기업들은 현지 투자로 유럽 전기차 배터리 공급사슬에서 중요한 위치를 선점하고 있지만 유럽 완성차 업계의 투자가 완료되고 자체 배터리가 본격 생산될 2025년경부터는 본격적인 경쟁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위부터)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직원들이 자사 배터리를 살펴보고 있다./각사 제공

무협은 이어 "우리나라는 배터리 및 소재 분야에서 기술 강국이지만 배터리 원가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원료의 자체 수급이 취약하다"며 "안정적인 원재료 확보 방안은 물론 차세대 배터리 개발, 안정적인 공급처 확보, 인재 양성, 관련 규제 개선 및 인프라 구축에 힘써야 한다"고 분석했다.

현재 세계 전기차 배터리 생산은 중국,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이 주도하고 있으며 유럽산은 4%에 그친다. 무협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에서 전기차는 전년대비 33% 증가한 40만8000대가 판매됐다. 오는 2025년에는 400만대 이상 판매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전기차 배터리 시장도 2500억유로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아우디, 볼보 등 유럽 자동차 업계는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 10년간 1450억유로를 투자하며 추격에 나서고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전기차 배터리 원재료 확보에서 핵심소재 연구·개발(R&D), 제조와 사용 및 재활용까지 자급 생태계 구축을 위해 지난 2017년 유럽배터리연합을 출범시키며 구체적 실행계획과 함께 이행점검에 나섰다.

최경윤 무역협회 브뤼셀지부 팀장은 "폰데어라이엔 EU 신임 집행위원장도 친환경 정책에 집중하는 EU를 만들겠다고 공언한 만큼 유럽 각국은 전기차 산업 육성에 더욱 적극 나설 전망"이라며 "우리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희 기자(dwise@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