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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골프채로 때리고 성추행·횡령까지…전직 음대 교수 ‘집행유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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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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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들을 골프채로 때리고 심지어 성추행과 횡령까지 한 전 국민대 음대 교수들이 법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9단독 이재희 판사는 상해ㆍ업무방해ㆍ횡령ㆍ특수폭행ㆍ강제추행 등 혐의로 기소된 전직 국민대 음대 교수 김모(57)씨에게 징역 1년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김씨와 함께 업무방해ㆍ폭행ㆍ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모(45)씨에게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 명령을 선고했다.

이 판사는 김씨를 향해 “오랜 기간 대학 교수의 지위에 있으면서 잘못된 관행을 무비판적으로 답습하거나 ‘불가피한 훈육’이라는 자신만의 생각에 갇혀 범행했다는 점에서 죄책이 무겁다”라고 질타했다. 다만 “폭력 범행이 피해자들에 대한 가해 의도를 가지고 저질렀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김씨가 횡령액을 모두 반환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씨는 2015년 11월 ‘후배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제자 5명을 학과 합주실에서 골프채로 각 5~7회씩 때린 혐의로 기소됐다. 2016년 9월에는 경기 가평군의 한 펜션으로 세미나를 가선 이유 없이 학생들의 얼굴에 음식을 던지고 허벅지를 꼬집기도 했다. ‘왜 고기를 굽지 않느냐’며 한 학생의 옆구리를 발로 차기도 했다.

같은 학부 겸임교수였던 조씨는 추행도 저질렀다. 여러 차례 학생들의 머리와 얼굴을 때렸던 조씨는 2016년 11월엔 옆 자리 여학생의 신체를 만지면서 “남자친구와 진도가 어디까지 나갔냐? 내가 남자로 어떠냐”라고 묻기도 했다.

김씨와 조씨는 학교측의 교원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얻기 위해 가짜 포스터까지 만들어 제출하면서까지 공연 지휘를 맡았던 것처럼 꾸미는가 하면, 운영하던 악단의 공금 1억9,000여만원을 빼돌려 주식투자 용도로 쓰기도 했다. 현재 김씨와 조씨는 교수직에서 해임된 상태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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