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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ESC] 주말 어디로 가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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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이네 식탁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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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조지 오웰의 <1984>를 읽고 소름이 돋은 적이 있습니다. 책에서 그린 날은 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 안심했더랬지요. 하지만 제 오판이었어요. 지금 우리는 그가 그린 감시 사회와 다름없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발달한 디지털이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있지요. 취합된 정보는 일부에게만 공유돼 마케팅에 활용됩니다. 자신이 모르는 사이에 물건을 사고 식당을 고릅니다. 본인 의지 같지만, 교묘하게 위장한 술책에 놀아나는 꼴이지요.

오래전부터 조지 오웰의 팬이었던 저는 요즘 그의 에세이 <나는 왜 쓰는가>를 자주 펼쳐보고 있습니다. 마음이 불안하고 어두울 때, 영혼이 먼 우주로 탈출한 것처럼 멍할 때, 읽고 또 읽지요. 명징한 글에서 위안을 얻습니다. 제겐 성경책 같은 겁니다.

미얀마에서 미움 받는 경찰로 지내다가 우연히 난동부리는 코끼리를 쏜 ‘코끼리를 쏘다’가 이 책의 여러 편 에세이 중에 가장 유명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것은 ‘교수형’입니다. 사형수가 감옥에서 나와 교수대로 가는 짧은 순간을 길게 묘사한 내용인데, 죽음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남깁니다. 책을 덮으면 제목 ‘나는 왜 쓰는가’가 눈에 들어오는데, 전 ‘쓰는가’ 대신 ‘사는가’를 넣어 봅니다. 그러고는 곰곰이 생각에 잠기지요. ‘나는 왜 사는가.’ 정답은 없습니다. 사람마다 사는 이유가 다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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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ESC는 동해안을 노상 찾는 이들에 관한 얘기입니다. ‘왜 가는가’ 묻고 싶었지요. 그들이 찾는 데는 이유가 있더군요. 동해안만이 제공할 수 있는 즐거움이 있어서였어요. 흥이 많은 이들은 서핑과 춤을 즐기고, 여유와 쉼을 좋아하는 이들은 고성에서 잠을 청합니다. 별이 후드득 떨어지는 밤이 친구가 됩니다. 이번 주 어디로 가실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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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향 팀장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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