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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삼성전자 상반기 연구개발비 10조 첫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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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메모리(D램·낸드) 불황에 따른 실적 부진과 일본 수출규제 및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 등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삼성전자의 올해 상반기 연구개발(R&D) 투자와 직원 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에 비해 크게 줄었지만, 새로운 성장동력 확충과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는 한편 고용 창출에도 힘을 쏟은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삼성전자가 공시한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R&D 관련 비용에 총 10조1267억원을 쏟아부었다. 삼성전자가 상반기 기준 연구개발비로 10조원 이상을 투입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연구개발비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9.3%로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어려운 대내외 경영환경 속에서도 미래 신수종 발굴과 주력 사업의 연구개발에 투자를 확대한다는 방침을 공고히 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등 부품은 물론 휴대폰 등 완제품까지 전 분야에서 연구개발 비용을 늘리면서 경쟁업체들과 초격차를 유지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매년 연구개발비를 늘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R&D 관련 비용으로 총 18조6600억원을 지출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11% 증가한 것이다. 10년 전인 2009년(7조5600억원)과 비교했을 때 2배 이상 늘었다.

삼성전자 직원 수도 올해 상반기 기준 10만5044명으로 지난해 말(10만3011명)보다 2.0% 늘어나며 창립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10년 전인 2009년 상반기 8만3558명 대비 25%가량 늘어난 수치다. 특히 정규직(기한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이 10만4660명으로 6개월 만에 2101명 늘어났고, 비정규직(기간제 근로자)은 652명에서 584명으로 줄었다. 녹록지 않은 경영 환경 속에서도 고용 창출에 노력을 기울인 결과라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최근 메모리 불황에 따른 실적 부진과 각종 수사에 따른 조직 동요,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불확실성 증가 등 기존 악재에 더해 일본 수출규제라는 추가 위협 요소까지 더해지면서 '퍼펙트 스톰'(크고 작은 악재가 동시다발로 일어난 초대형 위기)에 직면한 상황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부친인 이건희 회장이 그랬던 것처럼 '위기경영'에 돌입하면서 직접 조직을 추스르고 위기 관리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이 부회장은 위기 속에서도 새로운 기회 창출을 주문하고 있는데, 삼성전자가 투자와 고용을 늘리는 것도 이 같은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최근 전자 계열사 사장들과의 긴급 전략회의를 주재하면서 "긴장은 하되 두려워하지 말고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자"면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 한 단계 더 도약한 미래를 맞이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최악의 위기 상황에서도 연구개발비와 고용을 늘린 것은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고 경쟁업체들과의 초격차를 유지하겠다는 삼성 특유의 위기의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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