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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노동자 인정 CS닥터들 “직접고용 공동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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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판결에 항소한 웅진코웨이 “개인사업자” 입장 고수

자회사 편입 청호나이스 등 가전서비스노조 “고용 불안”

가정을 방문해 가전제품을 설치하고 수리하는 기사는 노동자일까, 개인사업자일까.

웅진코웨이와 위임계약을 맺고 설치·수리기사로 일했던 ‘CS닥터’들은 지난 6월 희망에 부풀었다. ‘CS닥터’ 128명이 “퇴직금과 주휴·연차·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라”며 웅진코웨이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법원이 “CS닥터들은 개인사업자가 아닌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회사가 CS닥터들의 업무 내용, 근무시간과 장소를 정하는 등 이들을 지휘·감독했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이들의 희망은 곧 불안으로 바뀌었다. 사측은 “개인사업자”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즉각 항소하며 수당 지급을 거부하고 있다.

이 회사 노동자들은 “회사가 30년간 하루 12시간 넘는 노동을 강요하고도 개인사업자라며 4대보험 의무마저 회피하더니 법원 판결마저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무거운 제품을 옮기다 다치거나 업무 중 차량 사고가 나도 보상 한푼 받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CS닥터들은 고용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웅진그룹이 코웨이를 되찾은 지 3개월 만에 진행 중인 재매각 작업에도 언제 해고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2013년 웅진그룹은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사정이 어려워지자 코웨이를 매각했다가 6년 만인 올해 3월 재인수했다. 하지만 약 1조7000억원에 달하는 인수비용 대부분을 무리하게 빚으로 마련했다가 지난 6월 코웨이를 다시 매각하겠다고 발표했다. 노조는 매각과정 참여와 고용안정협약 체결을 요구 중이다.

청호나이스 노동자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해 노동절에 청호나이스는 코웨이 CS닥터처럼 특수고용노동자 신분이었던 이들을 자회사인 나이스엔지니어링을 출범시켜 정규직으로 고용한다고 언론에 홍보했다. 하지만 회사는 자회사가 출범하자마자 근무연차에 따라 170만~210만원의 기본급을 주겠다며 사실상 임금 삭감안을 들고 나왔다. 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최근 “본사와 자회사는 언제든 계약을 종료할 수 있는 원·하청관계”라고 밝혔다. 노동자들은 급여 삭감 압박과 고용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코웨이, 청호나이스, SK매직서비스에서 가전·통신제품 설치·수리·서비스를 담당하는 노동자들은 지난 6월 말 산별노조인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조를 출범시켰다. 이들은 14일 국회 앞에서 실제 사용자인 원청의 직접고용과 작업안전 보장 등을 요구하며 앞으로 공통 투쟁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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