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기아차에 따르면 지난달 스포티지의 판매량은 1860대로 전년동월대비 42.7% 급감했다. 스포티지의 월 판매량이 2000대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12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2579대가 판매된 전달에 비해서도 27.9%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7월 출시된 스포티지의 부분변경모델 ‘스포티지 더 볼드’/기아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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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기간 준중형 SUV 시장에서 스포티지와 경쟁하는 투싼은 매달 3000대 안팎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선전하고 있다. 투싼은 지난달에도 3183대가 팔려 전년동월대비 판매량이 7.1% 늘었다.
기아차 내부에서는 스포티지의 판매량이 최근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는데 대해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7월 스포티지의 부분변경모델인 ‘스포티지 더 볼드’를 출시한 지 1년 밖에 안되는 시점에서 이례적으로 판매실적이 크게 꺾이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은 셀토스의 출시가 스포티지의 판매 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준중형 SUV 구매를 고려하던 소비자들이 신차인 셀토스로 눈을 돌리면서 모델이 노후화된 스포티지가 외면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18일 국내 시장에서 출시된 셀토스는 당초 예상을 웃도는 판매실적을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셀토스는 영업일수 기준으로 출시 후 단 6일만에 3335대가 판매되며 3187대가 팔리는데 그친 현대자동차(005380)코나를 가볍게 제쳤다.
셀토스는 소형 SUV에 속하지만, 비교적 큰 차체로 설계됐다. 셀토스의 휠베이스는 2630mm로 2670mm로 설계된 스포티지와의 차이가 40mm에 불과하다. 전폭도 1800mm로 1855mm인 스포티지와의 차이가 크지 않은 편이다.
지난달 출시된 기아차의 소형 SUV 셀토스/기아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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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의 성능은 가솔린 모델을 기준으로 볼 때 셀토스가 오히려 스포티지를 앞선다. 셀토스는 1.6 가솔린 터보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177마력, 최대토크 27.0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스포티지 가솔린 모델의 최고출력은 152마력, 최대토크는 19.6kg·m이다.
스포티지는 디젤 모델인 R2.0 트림이 최고출력 186마력, 최대토크 41.0kg·m의 성능을 갖춰 셀토스를 앞서지만, 가격이 비싼데다 최근 가솔린 모델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어 전체 판매량은 셀토스의 등장 이후 감소하고 있다.
셀토스는 특히 다양한 안전사양을 기본 적용한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셀토스는 모든 트림에서 ▲전방 충돌방지 보조(FCA) ▲차로 유지 보조(LFA)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또 ▲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RCCA)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SCCl) ▲고속도로 주행보조 ▲안전하차보조(SEA) 등 첨단 사양을 탑재해 주행 편의성을 높였다.
스포티지는 현재 2120만원에서 3244만원의 가격에 판매된다. 셀토스의 가격은 1929만원에서 2813만원으로 스포티지보다 200만원~400만원 저렴하다.
기아차의 한 딜러는 "당초 스포티지를 구매하려던 소비자도 실제 매장을 방문해 셀토스를 본 후 마음을 바꾸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 때문에 스포티지의 판매량이 연식이 비슷하고 같은 파워트레인으로 제작되는 현대차 투싼보다 떨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스포티지가 해외 시장에서는 꾸준히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점이 기아차의 위안거리다. 지난달 스포티지는 해외에서 3만4223대가 판매되며 기아차의 전체 판매 모델 가운데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국내에서 스포티지의 판매 부진은 5세대 완전변경모델이 출시되는 내년 하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클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현재 셀토스와 차체의 크기 차이가 얼마 나지 않아 5세대 스포티지의 차체는 현재 판매 중인 스포티지 더 볼드에 비해 커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내년에는 기아차의 최대 주력차종인 중형 SUV 쏘렌토와 준중형 경쟁모델인 투싼의 완전변경모델도 출시된다"며 "기아차가 신형 스포티지에 쏘렌토, 셀토스와 뚜렷한 차이를 두고 투싼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보일만한 디자인과 사양을 적용해 잃었던 ‘국민 SUV’라는 타이틀을 되찾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상훈 기자(caesar8199@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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