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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3 (수)

"일식집 사장님은 한국인"… '노 재팬'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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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추우진 인턴기자] [무조건적인 '노 재팬'에서 혐한기업 불매로 타깃 정교화…일본음식점은 점차 불매에서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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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승강장 안에 ‘NO 아베’ 포스터가 붙어있다. /사진=추우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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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초밥집 등 일본과 관련된 모든 것에 '노(No) 재팬'을 외치던 소비자들이 국내 자영업자에 피해가 가지 않는 '영리한' 불매운동'을 펼치고 있다. 유니클로, DHC 등 '혐한'을 주도하는 업체들에 대해서는 강경한 태도로 불매를 유지하되, 소상공인은 될수록 피해가 가지 않도록 칼날을 정교하게 다듬는 모습이다.

지난 7월 일본이 한국 대법원 강제 징용 배상 판결에 대항하는 조치로 반도체 소재 3종의 수출을 규제하자 한국 소비자들은 일본 상품 불매운동을 시작했다.

초기에는 불매운동에 참여하는 움직임이 크지 않았으나, '유니클로 사태'가 불매운동에 불을 지폈다. 일본 SPA(제조직매형의류브랜드) 유니클로 경영진이 지난달 열린 결산 설명회에서 "불매운동의 영향이 있더라도 장기적으로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게 한국 소비자들의 반감을 산 것이다.

이후 일본 불매운동은 가전, 자동차를 비롯한 제품과 관광 등 서비스까지 전방위로 퍼졌다. 특히 '노 재팬'이라는 반일감정으로 격화되면서 한국에 있는 일식전문점 등 일본 문화 전반을 불매하는 움직임도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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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12시 30분에 찾은 서울 마포구 한 일본식 식당. 점심시간었지만 가게가 텅 비었다. /사진=추우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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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매운동 초기 서울시 마포구에 위치한 일본식 튀김꼬치전문점 A식당 직원은 "불매운동 전에는 하루 100팀 정도 식사를 하러 왔다면, 지금은 60~70팀 정도 오는 것 같다"며 불매운동 영향이 크다고 했다.

그러나 불매운동이 진행된 지 한 달이 넘어가면서 분위기가 점점 달라지고 있다. 특히 소상공인들이 운영하는 일본음식점 등이 점차 불매에서 제외되고 있다. 지난 13일 서울시 마포구에 위치한 일본음식점 10곳을 돌아본 결과 10개 식당 중 4곳은 일본 불매운동의 영향이 없다고 대답했다.

스시전문점 B식당은 "불매운동에 동참하기 위해 맥주를 독일제로 바꿨더니 손님들도 공감해주시는지 매출이 떨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본 지역명이 들어가 불매운동의 타깃이 됐던 빙수전문점 C카페는 "논란이 되자 일본과 관계 없는 한국 기업이라고 밝혔다"며 "손님들이 먼저 알아보고 잘 찾아주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나머지 6곳도 매출은 감소했지만 점차 나아지고 있다고 했다. 손님이 줄었다고 답한 일본가정식 전문점 D식당은 "손님이 전체적으로 줄었지만, 8월 들어 개선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일본 라면 전문점 E식당에서 식사를 하던 직장인 백모씨는 불매운동과 일본음식점에 대해 "일식집 사장님은 한국인이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특히 "한국에서도 나고 일본에서도 나는 재료를 굳이 일본에서 사오시는 분은 없을 것"이라며 일식 불매에는 동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본 불매운동 관련 웹사이트 '노노재팬'도 일본 직영 스시전문점의 대체식당으로 한국인이 운영하는 스시전문점을 제시하는 한편, 미니스톱, 세븐일레븐 등 일본계 편의점 불매에 대해서도 '소상공인 피해 주의'라는 문구를 통해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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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노재팬 캡처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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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시민사회의 불매운동이 경계선을 넘어서지 않고 있다"며 "초기에는 불매운동이 들뜨고 과잉됐지만 지금은 서울시 중구청에서 건 '노 재팬' 깃발을 내린 것처럼 자정능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불매운동 자체를 반일이나 민족주의적 경향으로 보기보다는 아베 정부가 자존감을 회복하기 위해 둔 무리수에 대한 불만으로 봐야한다"며 "과잉국수주의로 가는 것은 세계화 시대에서 위험하다"고 말했다.

추우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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