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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8 (금)

문 대통령 “뒤따라 성장하는 나라의 사다리 걷어차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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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주년 광복절 경축사

“동아시아 릴레이 올림픽이 공동번영의 길로 나아갈 절호의 기회”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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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먼저 성장한 나라가 뒤따라 성장하는 나라의 사다리를 걷어차서는 안된다”며 일본의 대한 수출규제에 대해 에둘러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15일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연 광복절 경축식에서 “국제 분업체계 속에서 어느 나라든 자국이 우위에 있는 부문을 무기화한다면 평화로운 자유무역 질서가 깨질 수밖에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일본 아베 정부가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부품 3종을 기습적으로 수출규제하고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는 등 우위에 있는 산업 경쟁력으로 한국 정부와 기업을 위협한 것에 대해 비판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일본이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우리는 기꺼이 손을 잡을 것이다. 공정하게 교역하고 협력하는 동아시아를 함께 만들어갈 것”이라고 대화의 문을 열었다. 특히 내년에 열릴 도쿄하계올림픽과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기회로 삼자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에 이어 올림픽 사상 최초로 맞는 동아시아 릴레이 올림픽이다. 동아시아가 우호와 협력의 기틀을 굳게 다지고 공동 번영의 길로 나아갈 절호의 기회”라며 “세계인들이 평창에서 ‘평화의 한반도’를 보았듯이 도쿄 올림픽에서 우호와 협력의 희망을 갖게 되길 바란다”고 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근대화의 과정에서 뒤처졌던 동아시아는 분업과 협업으로 다시 경제발전을 이뤘다”고 강조했다. 이를 “세계는 ‘동아시아의 기적’이라고 불렀다”고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침략과 분쟁의 시간이 없지 않았지만, 동아시아에는 이보다 훨씬 긴 교류와 교역의 역사가 있다”며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랜 교류와 협력이 이루어졌고, 함께 문명의 발전을 이루었다”고 짚었다. 또 “일본 경제도 자유무역의 질서 속에서 분업을 이루며 발전해왔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광복은 우리에게만 기쁜 날이 아니었다. 청일전쟁과 러일전쟁, 만주사변과 중일전쟁, 태평양전쟁까지 60여 년간의 기나긴 전쟁이 끝난 날이며, 동아시아 광복의 날이었다”며 “일본 국민들 역시 군국주의의 억압에서 벗어나 침략전쟁에서 해방되었다”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우리는 과거에 머물지 않고 일본과 안보·경제협력을 지속해 왔다. 일본과 함께 일제강점기 피해자들의 고통을 실질적으로 치유하고자 했고, 역사를 거울삼아 굳건히 손잡자는 입장을 견지해왔다”고 그동안의 과정을 설명했다. 그리고 “과거를 성찰하는 것은 과거에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딛고 미래로 가는 것이다”며 “일본이 이웃나라에게 불행을 주었던 과거를 성찰하는 가운데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함께 이끌어가길 우리는 바란다”고 했다.

이날 광복절 경축식은 지난 2004년 이후 15년 만에 독립기념관에서 개최됐고, 독립유공자와 시민, 사회 단체 대표, 주한외교단 등 1800여 명이 참석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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