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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국내외 신용평가사들이 대형마트 업계 1위인 이마트의 신용등급 전망을 잇따라 하향 조정하고 나섰다. 지난 2분기 사상 첫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회사의 신용등급 마저 경고등이 들어 오면서 이마트는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게 됐다. 자사주 매입 발표로 깜짝 반등했던 주가도 악영향이 미칠 것이란 관측이 높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14일 보고서를 통해 이마트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 5월 이마트 신용등급을 'Baa2'에서 'Baa3'로 내린 지 3달만에 등급전망을 또 조정한 것이다.
무디스는 "이마트 전망 하향조정은 올해 2분기 부진한 영업실적과 핵심 대형마트 사업부문에서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향후 1~2년간 수익성이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무를 가능성이 확대됐음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마트가 상당한 규모의 디레버리징 조치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수익성 약화가 지속적인 차입금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디스는 이마트의 연결 기준 조정 차입금이 올해 말 약 6조7000억원으로 전년(5조7000억원) 대비 1억원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신용평가사인 한국신용평가도 전날 이마트 무보증사채 신용등급 전망을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으로 변경했다.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변경한 가장 큰 이유는 주력사업인 대형마트의 실적저하로 수익창출력이 악화 됐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올 2분기 사상 처음으로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소비 패러다임이 바뀐 구조적 영향 탓으로, 업계 내 경쟁상황을 감안 할 때 저하된 수익성 회복도 어려울 것으로 평가했다.
악화된 현금흐름과 대규모 투자부담으로 재무안정성도 저하됐다는 게 한신평의 설명이다. 한신평은 "올 1분기 연결기준 상각전 영업이익(EBITDA)는 53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증가했으나 K-IFRS 1116 리스 기준서 개정에 따른 효과가 포함된 결과"라며 "이를 제외할 경우 (EBITDA는) 전년 동기 대비 27.2%가 감소한 것"이라 분석했다.
앞서 이마트는 지난 8일 공시를 통해 올해 2분기 29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분기 실적이긴 하지만 이마트가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은 1993년 11월 창립 이후 처음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주가는 사상 최저치까지 밀렸다. 이마트는 전날 전장 대비 1.3% 빠진 11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2월26일 주가(32만3500원)와 비교하면 3분의 1토막이 났다. 작년 초 30만원 선을 오가던 주가는 6월로 들어서며 25만원대 아래로 밀려났고, 3개월 뒤인 9월 초엔 20만원 선까지 무너졌다. 1년 넘게 줄곧 내리막을 탄 것이다. 외국인은 올들어 지금까지 3397억원 어치의 이마트 주식을 내다 팔았다.
주가 방어를 위해 처음으로 1000억원 정도의 자사주 매입과 점포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발표 당일 하루만 깜짝 반등하고 곧바로 하향세를 탔다. 실적이 회복되지 않는 한 10만원 선을 지키기도 버거울 것이란 시각이 높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대형 마트는 새벽 배송 경쟁이 심화하면서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식품의 시장점유율까지 위협받고 있다"며 "이커머스 사업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실적 회복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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