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 주택가서 7시간 넘게 대치…잇단 사고에 트럼프 비판 여론 커져
미국 필라델피아 북부 나이스타운의 한 주택 앞에서 14일(현지시간) 발생한 총격 사건 현장에서 경찰관들이 용의자와 대치하고 있다. 필라델피아 |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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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의 주택가에서 마약 용의자인 30대 남성이 총을 쏴 경찰 6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용의자는 7시간 이상 경찰과 대치한 끝에 투항했다. 미국에서는 22명이 숨진 ‘엘패소 총기난사’ 사건 이후에도 크고 작은 총기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인종주의, 반이민 정서를 선동하고 총기 규제에 미온적이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도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경찰이 이날 오후 4시30분쯤 마약 신고를 받고 필라델피아 북부 나이스타운에 위치한 용의자의 집에 진입하려다 6명이 총상을 입었다. 리처드 로스 필라델피아 경찰청장은 “경찰들이 집 뒤 부엌 쪽으로 진입할 때 총성이 발생했고 날아오는 총알을 피해 다수의 경관들이 창문과 문을 넘어 대피했다”며 “사망자가 나오지 않은 것이 기적”이라고 말했다.
용의자는 집 안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버텼다. 경찰은 특수기동대(SWAT) 등 50대 이상의 경찰차를 현장에 투입해 차 뒤에서 총을 겨누며 대치했다. 오후 5시45분쯤 4~5발, 오후 6시쯤 2발 등 총성이 이어졌다. 사건 현장에서 가까운 템플대학 보건과학센터 캠퍼스에는 폐쇄령이 내려졌다.
용의자는 이날 자정이 지나서야 두 손을 들고 집을 나와 경찰에 투항했다. 용의자는 총기 불법소지 등 다양한 전과를 가진 36세 남성 모리스 힐로 밝혀졌다. 총상을 입은 경찰들은 이날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후 퇴원했다.
앞서 지난 3일 텍사스주에서 ‘엘패소 총기난사’로 22명이 숨지고, 4일 새벽에 오하이오주 데이턴에서 총기난사로 9명이 숨졌다. 지난 12일엔 캘리포니아의 한 고속도로에서 트럭 탑승자가 검문하던 경찰관을 총으로 쏴 숨지게 했고, 13일엔 사상자는 없었지만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의 이민세관단속국(ICE) 건물에 복수의 무장괴한이 총격을 가했다. 미국 총기사고 현황을 조사하는 사이트 ‘건 바이올런스(gun violence)’에 따르면 미국에서 올해 들어 4명 이상 사상자가 발생한 총기사고는 255건이며 올해 총기로 인한 사망자는 9000명에 달한다.
트럼프 대통령 책임론도 커지고 있다. 특히 ‘엘패소 총기난사’ 용의자가 인터넷에 히스패닉 이민자를 증오하는 선언문을 올린 일이 밝혀진 직후 비난의 화살은 인종주의, 반이민 정서를 선동하고 총기 규제에 미온적이었던 트럼프 대통령에게 쏠렸다.
호건 기들리 백악관 부대변인은 이날 사고 발생 후 “(여름휴가 중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필라델피아 총격 사건에 관한 보고를 받고 상황을 계속 주시 중”이라고 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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