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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3 (일)

이시형 아펠가모 대표 "기업형 웨딩홀로 연매출 700억 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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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아펠가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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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업계 전반이 침체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나홀로 승승장구 하고 있는 웨딩홀 기업이 있다. 브랜드 웨딩, 기업형 웨딩이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아펠가모다.

무엇보다 전국 예식장 수가 5년 새 20% 가량 줄어드는 불경기 속에서 아펠가모의 성장세는 눈에 띈다. 2011년 잠실점을 오픈한 아펠가모는 광화문점, 반포점, 선릉점, 공덕점을 차례로 열었다. 2016년에는 채플형 웨딩홀인 더채플을 인수합병 해 현재 총 8개 점포, 10개 웨딩홀을 직영하고 있다.

지난 8년 간 아펠가모와 더채플은 1만 번 이상의 웨딩을 진행했다. 매년 100만 명 가량의 하객이 다녀갔다. 만족도는 실적이 말해준다. 2016년 462억원이었던 매출은 지난 해 542억원으로 20% 가까이 늘었다. 올해는 전년대비 30%가까이 늘어난 700억원 고지를 돌파할 예정이다.

'동네형' 예식장 위주였던 웨딩홀 시장에 기업형 브랜드를 도입한 아펠가모의 성공 방정식은 무엇일까.

15일 서울 마포대로 아펠가모 공덕점에서 만난 이시형 아펠가모 대표는 "고객에게 최고의 순간을 제공하는 것"이라는 원론적인 얘기를 꺼냈다. "그러려면 음식과 교통, 인테리어와 서비스에 흠잡을 데가 없어야 한다." 그의 말이 이어졌다. 한국형 결혼식 문화의 정석인 음식·교통·인테리어를 '최고' 수준으로 만든 것이 성공 비결이라는 것이다.

세 조건이 완벽하면 가격대가 있더라도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본 그의 예측은 맞아 떨어졌다. 아펠가모 론칭 이후 고급스럽지만 사치스럽지는 않은 웨딩을 추구하는 시대적 흐름을 타고 프리미엄 웨딩홀 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다. 서울을 기준으로 지난 해 혼인 건수 약 5만2000건 중 30%가 프리미엄 웨딩홀에서 진행됐고 아펠가모는 이중 20%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결혼식을 최고의 순간으로 기억되게 하기 위한 감성적인 장치들도 한 몫했다. 결혼식 당일이 기억나도록 신부 대기실에 있던 꽃을 말려 드라이플라워로 선물하고, '그날의 향'을 담은 디퓨저도 제공한다. 무엇보다 평일 대관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 주말에만 공간을 사용하는 웨딩사업 특성상 평일에 대관 사업을 하는 곳들이 많지만 아펠가모는 이를 피한다. 공간이 상한다는 이유다. 이 대표는 "웨딩홀은 신랑 신부를 위한 시설"이라며 "대관을 하게 되면 어쩔 수 없이 바닥이나 벽 등이 상하게 된다"고 말했다.

아펠가모의 전신은 CJ푸드빌이다. 2010년 아펠가모라는 브랜드로 웨딩 사업을 시작했지만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발목을 잡았다. 이후 국내 사모펀드(PEF) 유니슨캐피털이 아펠가모를 인수했고 더채플을 운영하던 유모멘트를 추가 합병했다. 최근에는 또 다른 PEF인 에버그린이 유모멘트의 주인이 됐다.

아펠가모는 지점마다 차별화된 콘셉트를 특징으로 한다. 일반식 외에도 야외 예식, 소규모 예식 등 다양한 소비자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다양한 옵션을 두고 있다. 지난 4월에는 프렌치가든과 왈츠를 콘셉트로 하는 '루벨'을 강동구에 열었다. 지역마다 웨딩홀 분위기가 다르다는데 착안했다. 이 대표는 "강남은 신랑·신부가 중요하다면 지역구는 하객에 초점을 둔다"며 "후자의 경우엔 주차와 식사가 더욱 중요하다"고 소개했다. 루벨 강동점은 지역에서 손꼽히는 주차 시설을 구비하고 있다. 식사도 가오리찜, 장터국밥 등 '어른 입맛'에 맞는 메뉴들로 구성됐다.

잘 나가는 아펠가모도 피할 수 없는 애로가 있다. '노쇼'다. 지난 해만 봐도 예약 취소로 인한 손실액이 전체 영업이익의 30%에 육박한다. 90일 전에 취소하면 예약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하는 소비자들 때문이다. 제도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다.

아펠가모는 서울 및 수도권에 지속적으로 지점을 늘리고 점차 지방으로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프리미엄 웨딩홀 중에선 인지도가 있지만 전체 웨딩을 기준으로는 점유율이 아직 한 자리 수"라며 "고객들에게 최고의 날이 되도록 하겠다는 초심을 지키면서 아펠가모 브랜드를 지속 확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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