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한국상공회의소 세미나
한일같은 이슈는 전문 분야 아냐
적극적 해결에 나서지 않을 것
韓 대한 관심사는 '오직 방위비'
10월 일왕 즉위식이 갈등 분수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촉발된 한일 갈등에 개입할 의지도, 이를 중재할 능력도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 한일관계는 미국의 개입과는 무관하게 오는 10월 일왕 즉위식을 분기점으로 가닥을 잡게 될 것으로 관측됐다.
정치컨설팅 업체 유라시아그룹의 스콧 시맨(사진) 아시아 디렉터는 14일(현지시간) 주미한국상공회의소(KOCHAM·코참) 주최로 뉴저지에서 열린 ‘한일 무역 전쟁의 과제’ 세미나에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 분쟁에 제한적인 관심만 있을 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국 정부가 양국 간 긴장을 줄이길 원하며 이를 위해 대화를 촉진할 것”이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두 나라의 분쟁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것으로 봤다. 시맨 디렉터는 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과 상대방 사이의 거래에 능하지만 (3자 입장에서의) 중재는 그의 강점이 아니다”라면서 한일 문제처럼 민감하고 복잡한 이슈 또한 그의 분야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나라의 민감한 관계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한국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사는 “오직 방위비”라고 못 박았다.
시맨 디렉터는 한일관계는 10월로 예정된 일왕 즉위식이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대일 발언 수위를 낮추고 있다”며 “10월에 도쿄에서 있을 일왕 즉위식이 양국에 있어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봤다. 그는 지정학적으로 보면 한일 간 갈등은 이 지역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영향력을 키워줄 뿐이며 향후 중국의 부상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두 나라가 협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보복 이유에 대해서는 “‘아베노믹스’에 대한 내부의 부정적인 시각을 외부로 돌리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시맨 디렉터는 “일본 사람들도 그다지 아베 총리를 좋아하지 않지만 야당이 워낙 약하다 보니 아베 정권이 상대적으로 부각되는 것”이라며 “한일 갈등은 아베 총리의 힘을 더욱 부각하는 이슈”라고 설명했다. 행사에 참석한 크리스틴 베카시 메인주립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도 “아베 정권이 한국이 일본에 더 의존하고 있는 부분을 무기화했다”며 “아베 정권의 목표는 선거라는 정치적 측면에서 봐야 한다”고 했다.
시맨 디렉터는 한일 당국이 서로 과격한 발언을 자제하며 문제 해결의 물꼬를 터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면서도 “한국 업체들로서는 일본에 과도하게 의존했던 공급처를 다변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본다면 긍정적인 효과도 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