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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2 (토)

日가톨릭 주교 "韓日, 지혜 짜내 관계 복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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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한일기본조약이나 한일청구권협정만 고집하느라 막다른 골목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면 한일이 새로운 우호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새로운 법적 틀을 만들어야 한다."

일본 가톨릭 '정의와 평화협의회' 회장인 가쓰야 다이치 주교(사진)가 14일 성명을 통해 양국 관계 회복을 위해서 새로운 틀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법적 틀과 관련해 "명확하게 '식민지배의 청산'을 포함한 틀"이라고 설명했다. 가쓰야 주교는 "한일 양국 정부가 함께 지혜를 짜내 '이항대립'의 악순환을 벗어나 망가진 관계를 복원하는 것이 요구된다"며 새로운 법적 틀 마련을 포함한 기존과는 다른 접근을 촉구했다.

'한일정부관계의 화해를 위한 회장 담화'에서 가쓰야 주교는 "일본의 한반도에 대한 식민지 지배와 그 청산 과정에서 해결되지 않은 문제에 원인이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핵심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을 근거로 식민지지배 역사에 대한 가해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일본 정부의 자세와 이에 분노하는 한국인들 마음 사이에 벌어진 틈에 있다"고 지적했다. 가쓰야 주교는 이 같은 틈이 발생한 것은 기본조약과 청구권협정에 식민지배의 책임에 대한 내용이 빠진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평가했다.

일본을 향한 날 선 비판도 이어졌다. 가쓰야 주교는 "일본의 많은 언론은 (일본) 정부의 말을 크게 전하지만 한국의 주장에 대해서는 무시하기 일쑤"라고 꼬집었다. 이어 "일본 사회 일반의 시각은 한국 정부 비판으로만 기울어져 있는 듯하다"고 우려했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진리를 식별하려면 교류와 선을 촉진하는 것과 그 반대로 고립과 분열과 적대를 가져다주는 것을 가려내야 한다'고 깨우쳤듯이 선동에 현혹되지 않고 정보 진위를 확인할 수 있도록 눈을 떠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일본이 과거 침략하고 식민지 지배를 한 역사를 가진 나라에 대해서 신중한 배려가 필요하다"며 "문제 해결에는 상대를 존중하는 자세를 기초로 냉정하고 합리적으로 대화하는 것 이외의 길은 없다"고 덧붙였다.

가쓰야 주교는 현재의 갈등 상황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10월 나온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배상판결이 원인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일본 정부에선 한국 정부의 무대응을 국제법과 국제약속 원칙의 위반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많은 일본 학자들은 일본 정부의 조치가 적절치 않았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쓰야 주교는 3월 1일에도 한국에 보낸 담화문을 통해 일본을 비판했다.

[도쿄 = 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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