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엡스타인 부검서 목뼈 골절 확인"
"검시관 측, 사망 관련 추가 정보 수집"
트럼프도 음모론 가세, 사망 의혹 증폭
제프리 엡스타인(가운데).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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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성범죄 혐의로 재판을 기다리던 중 스스로 목숨을 끊은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목에서 다수의 골절이 발견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엡스타인의 죽음과 관련한 음모론에 가세한 상황에서 의혹이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는 14일(현지시간) 엡스타인의 부검 결과를 알고 있는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엡스타인의 목에서 다발성 골절이 확인됐다"며 "부러진 뼈 중에는 설골(舌骨)도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설골은 해부학적으로 목젖 뒤에 있는 말발굽 모양의 뼈다. 혀를 구성하는 근육을 지지하는 역할을 한다. 법의학 전문가 등에 따르면 설골 골절은 스스로 목을 매 숨진 이들에게서도 나타나지만, 교살 등으로 목이 졸려 목숨을 잃은 이들에게서 더 자주 발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엡스타인은 2002∼2005년 미성년자 20여 명을 상대로 성매매를 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지난달 6일 체포돼 뉴욕 맨해튼 메트로폴리탄 교도소에서 재판을 기다리던 중 지난 10일 오전 감방에서 목을 매고 숨진 채 발견됐다.
검시관 측이 부검 결과 발표를 미루고 있는 상황도 의혹을 키우고 있다. WP에 따르면 엡스타인 부검을 담당한 바버라 샘슨 뉴욕시 수석 검시관 측은 지난 11일 부검을 완료했음에도 아직까지 결과를 알리지 않고 있다. 샘슨 검시관 사무실도 부검에서 발견된 목뼈 골절 현상과 관련해 함구하고 있다.
2000년 2월 미국 플로리다 팜비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시 연인이었던 멜라니아 트럼프와 제프리 엡스타인, 엡스타인의 아내 지슬레인 맥스웰(왼쪽부터)과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사진 뉴욕타임스 유튜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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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슨 검시관 측은 엡스타인 사망 수 시간 전 상황을 추가로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엡스타인이 사망하기 전 누군가 그의 감방에 접근했는지 여부를 확인할 목적으로 교도소 복도 영상을 조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엡스타인의 체내에 독극물 등 특이한 물질이 남아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독소반응 검사를 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WP는 엡스타인의 감방과 가까이 있던 다른 죄수들과의 인터뷰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엡스타인의 죽음은 미국 정치·경제계에 음모론을 뿌리며 논란이 됐다. 미국의 한 배우 겸 코미디언 터렌스 윌리엄스가 자신의 트위터에 "엡스타인은 빌 클린턴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었고 이제는 죽었다"는 음모론을 제기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리트윗(재확산)하며 음모론 확산에 가세하기도 했다.
폭스뉴스는 2016년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엡스타인 전용기를 최소한 26차례 탔다고 보도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1980년대부터 엡스타인과 친분을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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