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제러미 코빈 영국 노동당 대표는 의회 원내 야권 정당들에 보내는 서한을 통해 "노딜 브렉시트 폐단을 막기 위해 야권 지도자로서 내각 불신임 투표를 추진하며 이에 대한 야권 지지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서한에서 코빈 대표는 "내각 불신임이 이뤄지면 시한이 엄중하게 정해진 임시 정부를 구성해 총선을 실시할 것이며, 총선에서 노동당은 브렉시트 찬반에 대한 '제2국민투표'를 실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2016년 국민투표 때 국민은 노딜 브렉시트를 단행할 권한을 주지 않았기에 현 정부가 그렇게 할 권한은 없다"고 비판했다.
코빈 대표는 불신임 투표를 언제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BBC 등 현지 언론은 "브렉시트 기한이 10월 31일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의회의 여름 휴회가 끝나는 9월 3일 이후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영국 '의회 임기법'상 내각 불신임안이 하원을 통과하면 새로 내각이 꾸려져 하원 신임을 받아야 한다. 내각 불신임안이 의결된 지 14일 안에 새 내각 신임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의회는 조기 총선을 통해 집권당을 다시 뽑고 내각을 꾸리게 된다.
전임 테리사 메이 총리 시절부터 '브렉시트 제2국민투표'를 제안해온 노동당은 보수당에 이은 제2당이자 야권 최대 정당이다. 노동당은 존슨 총리의 브렉시트 강행에 반대하면서 최근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측 스코틀랜드국민당(SNP)과 손잡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야권 규합을 준비해 왔다. 이날 서한을 받은 원내 야당은 자유민주당과 웨일스민족당, SNP, 녹색당 등이다.
노딜 브렉시트 위기 속에 유럽 금융활동 중심지인 런던의 위상도 흔들리고 있다. 유럽 금융권의 런던 엑소더스가 가시화하고 세계 최대 파생금융상품 청산결제 거래소인 '런던 클리어링 하우스(LCH·런던청산소)' 접근이 내년 3월로 종료되기 때문이다.
14일 유럽중앙은행(ECB)은 성명을 통해 "은행들은 노딜 브렉시트 시나리오에 따른 비상계획을 시행해야 한다"면서 런던 소재 금융권이 유럽 다른 지역으로 인력과 자원을 적극적으로 이동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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