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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2 (토)

"회사식권도 받아요" 배달앱 판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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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모바일 식권 앱 `식권대장`은 예약을 통해 도시락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 제공 = 벤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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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신, 벤디스 등 모바일 식권 기업들이 공유주방 및 배달대행 업체와 손잡고 배달서비스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직장인이 식사 후 결제 수단으로 이용하는 모바일 식권에 배달을 연계해 회사 주변으로 나가서 먹는 번거로움을 줄이고, 고객 선택지를 넓히기 위해서다. 규모가 10조원을 넘는 기업 식권 시장에 배달이 활성화하면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배달 중개 애플리케이션(앱) 등 관련 시장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모바일 식권 기업 식신은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자체 모바일 식권인 '식신e식권' 플랫폼 내에서 공유주방 입주 식당이 만든 음식을 배달해 먹을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공유주방 업체, 배달대행 업체들과 플랫폼 연동을 논의하고 있다. 회사 인근 식당으로 제한된 메뉴에 배달 중심인 공유주방 입점 식당이 제공하는 다양한 메뉴를 더해 고객사의 선택지를 넓힌다는 전략이다. 우선 역삼, 삼성 등 직장인이 밀집한 서울 강남 지역에서 서비스를 시작하며 향후 광화문, 여의도, 판교 등 다른 직장인 밀집 지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한다. 식신은 공유주방 연계 외에도 출장 음식 조리 서비스인 케이터링 기업도 추가해 기업 세미나 등을 지원하는 등 '찾아가는'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안병익 식신 대표는 "이번에 추진하는 서비스는 공유주방에서 조리한 음식을 모바일 식권으로 배달시켜 먹는 첫 사례"며 "배달에 초점을 맞춘 공유주방이 많이 생기면서, 이들을 기업과 연결하는 고리를 모바일 식권 기업이 맡아 서로의 발굴 부담을 줄여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모바일 식권 기업 벤디스도 자사 모바일 식권 서비스 '식권대장' 내에서 배달 메뉴를 확대하기 위해 공유주방 업체를 포함한 다양한 업체와 논의하고 있다. 벤디스는 도시락 예약 식사(예약 결제)에 한해 회사로 음식을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올해 4월부터 제공해왔다. 이를 위해 전문 셰프가 직접 조리한 음식을 도시락, 케이터링 등 형태로 기업에 공급하는 스타트업 '플레이팅'에도 투자했다. 현재 기업 임직원들이 식권대장 앱으로 식사를 예약하면 샐러드 배송 스타트업 프레시코드, 플레이팅이 도시락을 만들어 배달한다.

벤디스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도시락을 주로 배달했지만, 현재 다양한 메뉴를 제공하는 식당들과 배달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 논의하고 있다"며 "어떤 형태든지 직장인 식사에 적합하다면 예약 식사 기능에 붙여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달 업계에서는 기업 식권 영역에서도 배달이 활성화하면 모바일 앱을 촉매로 성장해온 배달 시장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국내 배달 시장은 치킨, 피자 등 기존 배달 중심 식당에서 스테이크, 한정식 등 배달이 되지 않던 식당까지 가세하며 확대되고 있다. 이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우아한형제들 '배달의민족',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가 제공하는 '요기요' 등 배달 중개 기업들이 공격적인 할인 마케팅을 펼치는 등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직접 가서 먹는 비중이 압도적인 기업 식권 시장은 미개척지에 가깝다. 배달 중개에서도 기업 간 거래(B2B) 시장이 새 성장동력으로 주목받는 이유다. 모바일 식권 업계는 주52시간 근무제 확산 등으로 점심식사를 간편하게 해결하고 빨리 퇴근하려는 직장인이 늘고 있기 때문에 배달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모바일 식권은 종이 식권이나 법인카드를 대체해 직장인들이 주변 식당에서 식사할 때 결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를 활용하면 간편하고 정확한 정산 이외에도 회사 인근에 있는 다양한 식당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모바일 식권을 이용해도 회사로 직접 배달시키는 것은 제한적이고 불편했다. 일부 도시락을 제외하면 회사로 배달되지 않기 때문이다. 배달되는 식당을 이용할 때에도 따로 전화한 뒤 수령 현장에서 모바일 식권으로 결제해야 해 번거롭다.

업계는 국내 상용근로자 1300만명, 평균 식비 월 7만3000원(2017년 고용노동부 통계)을 기준으로 국내 전체 식권 시장 규모가 11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한다. 이 시장에서 모바일 식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1% 정도에 불과하지만, 가파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식권대장의 고객사는 2017년 100곳에서 지난 6월 300곳을 돌파했다. 식신e식권 고객사와 가맹점(식당)은 2015년 각각 28곳, 354곳에 불과했지만 2018년 183곳, 2862곳으로 각각 확대됐다. 배달 업계 관계자는 "배달문화와 인프라스트럭처가 확대되고 일찍 퇴근하려는 직장문화가 확산되면서 점심식사를 모바일을 통한 배달로 편리하게 이용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면서 "모바일 식권 시장은 성장성이 크기 때문에 배달 시장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오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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