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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2 (토)

"언젠가는 일본도 독일처럼 진심으로 사죄하는 날 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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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복 74주년 ◆

매일경제

광복절인 1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8·15 74주년 역사왜곡 경제침탈 평화위협 아베 규탄 및 정의 평화 실현을 위한 범국민 촛불 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촛불과 `NO 아베` 피켓을 들고 일본 정부를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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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인 15일 서울 광화문광장을 비롯한 도심 곳곳에선 일본의 대한국 수출규제 조처를 비판하며 '아베 규탄'을 앞세운 각종 집회와 행사가 연이어 개최됐다.

이날 서울 종로구 수송동 옛 일본대사관 인근에는 일본 정부에 사죄를 요구하는 이들의 발걸음이 계속됐다.

이날 오전 근로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 민족문제연구소, 겨레하나 등 10여 개 단체로 구성된 '강제동원 문제해결과 대일과거청산을 위한 공동행동'은 서울 서울광장에서 '광복 74주년, 일제 강제동원 문제해결을 위한 시민대회'를 열었다.

주최 측 추산 20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참가자들은 "우리가 역사의 증인이다, 강제동원 사죄하라" "피해자와 손잡고 끝까지 싸우자" 등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집회를 마치고 일본대사관을 향해 행진했다.

일본제철을 상대로 강제징용 피해 배상 판결을 받은 당사자인 이춘식 씨(95)는 서울광장에서 "눈물이 나 무슨 말씀을 못 드려 미안하다"며 "원통하고 힘들었는데 고맙다"고 말했다. 미쓰비시 근로정신대 피해자인 양금덕 씨(90)는 당시 상황을 증언하며 "우리도 이제 강한 나라가 됐으니 아베 말 듣지 말고 일본을 규탄하자"고 했다.

임헌영 공동행동 대표는 대회사를 통해 강제동원 문제 해결은 동아시아 평화를 위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임 대표는 "끔찍한 비극을 역사에서 추방하려면 먼저 과거를 청산해야 한다"며 "그 첫 관문으로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해 올바른 처우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집회에서는 어느 단체 소속이 아닌 개인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서울 강북구에서 아내와 네 살 딸아이를 데리고 온 김수근 씨(36)는 "딸에게 당당한 나라를 물려주고 싶은 마음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 자리를 찾았다"며 "딸 세대에는 한국이 일본으로부터 제대로 된 사과를 받은 상태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학생 이은민 씨(22)는 "어제(14일)도 수요집회에 참석해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해 자리를 지켰다"며 "언젠가 일본이 독일처럼 진심을 담아 사과하는 날을 볼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온라인 공간에서도 광복절을 기념하는 '포스팅(게시물)'이 쇄도했다. 특히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시민들이 자신의 집에 태극기를 게양한 사진, 크레파스로 직접 그린 태극기 사진, 산 정상에서 태극기를 들고 찍은 사진 등 각종 태극기 사진이 줄이어 올라왔다.

서울 소재 대학교에 재학 중인 박호준 씨(23)는 "일본의 이번 적반하장 대응을 계기로 태극기를 직접 장만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일본 정부를 규탄하는 집회를 비롯해 한국의 현 정부를 비판하는 보수단체 집회도 동시에 열리면서 오후 한때 광화문광장 일대에는 극심한 혼잡이 빚어졌다.

[문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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