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도 '리세션(경기침체)' 경고등이 켜졌다. 영국 또한 국채 10년물과 2년물 간 금리 역전 현상이 일어났다. 독일과 프랑스 국채 10년물이 모두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는 등 유럽 국채 시장에서 경기침체 신호가 쏟아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 영국 10년물과 2년물 국채 금리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역전됐다. 이날 영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일보다 0.046%포인트 내린 0.448%를 기록했다. 같은 날 2년물 금리는 0.003%포인트만 하락한 0.463%로 마감했다. 영국 2년물 국채 금리가 10년물 금리보다 0.015%포인트 높아진 셈이다.
영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대비 0.2% 감소를 보였다. 이는 2012년 4분기 이후 6년 반 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해 경기 불황 우려를 키웠다. 여기에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이른바 '노 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강행할 경우 경제 상황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유럽 최대 경제대국인 독일의 경제 부진이 심상치 않다.
2분기 독일 경제도 영국처럼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긴장이 수출 의존도가 높은 독일 제조업 부문에 타격을 줬다.
이날 독일 연방통계청은 독일 2분기 GDP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0.1%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이는 1분기의 0.4% 성장에서 급격히 하락한 것이며,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2분기 성장률인 0.2%보다도 하회하는 수준이다.
전날 독일 민간 경제연구소인 유럽경제연구센터(ZEW)가 발표한 8월 경기신뢰도는 -44.1로 떨어져 2011년 유로존 채무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독일의 6월 신규 일자리 수는 1000개에 머물러 지난 5년간 평균치인 4만4000개를 크게 밑돌았다"며 "보쉬와 콘티넨탈, 티센크루프 등 독일 대표 기업들이 경기 하강으로 실적에 타격을 입고 있다"고 경고했다.
블룸버그도 독일 경제가 "지난 4분기 중 2분기가 감소세를 보였다"며 경기 침체 국면 진입을 우려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현재 독일은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부정적이었던 경기부양책을 다시 꺼내들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 점이 희망적이라고 블룸버그는 진단했다.
카스텐 브제스키 ING 이코노미스트는 뉴욕타임스(NYT)에 "독일 경제의 황금기가 저물었다"며 "정부는 대대적인 경기 부양책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탈리아 역시 불안하다. 마테오 살비니 동맹당 대표가 오성운동과 연정 파기를 결정하면서 정치권 리스크가 불거졌다. 정치 혼란이 실물경기에 흠집을 낼 가능성에 투자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날 유럽 주요 증시 글로벌 경기침체의 우려가 커지면서 일제히 하락했다. 영국 FTSE100 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보다 1.42% 하락하며 두 달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독일 DAX 지수와 프랑스 CAC40 지수도 전날 종가보다 각각 2.19%, 2.08% 하락했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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