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영상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1890년부터 22시즌을 뛰며 통산 511승을 올린 사이 영(Cy Young)을 기념해 그해의 최우수 투수에게 주는 상이다. 사이 영의 실제 이름은 ‘덴튼 트루 영’. 그의 투구를 본 스카우터가 사이클론이 지나가는 것 같다고 해서 ‘사이클론(cyclone)’에서 따온 ‘사이(cy)’라는 별명을 붙였고, 그 후 ‘사이 영’이란 애칭으로 널리 알려졌다. 14년간 해마다 20승 이상을 기록하는 신화를 남겼다. 이 상은 투수 한 명에게만 주다가 1967년부터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에서 한 명씩 준다.
사와무라 에이지는 일본 프로야구 출범 직전인 1934년, 미국 메이저리그 선발팀의 순회경기에서 전설적인 강타자 베이브 루스와 루 게릭을 연속 삼진으로 잡아 일본의 국민 영웅이 됐다. 당시 나이 18세.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뛰며 3차례나 노히트노런을 기록해 일본 프로야구 최초의 영구결번 선수가 됐다. 일본 프로야구는 1950년부터 최고 선발투수에게 사와무라상을 주고 있다. 한국 프로야구는 롯데자이언츠의 대표 투수 최동원을 기념해 2014년부터 ‘최동원상’을 준다.
류현진(32·LA 다저스)이 지난 12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에서 12승을 거두면서 평균자책점을 1.45로 끌어내려 사이영상에 성큼 다가섰다. 올해 메이저리그 전체 선발투수 중 1점대 방어율은 류현진이 유일하다. 2위 마이크 소로카(2.32·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0.87이나 차이 난다. 역전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현재 평균자책점을 유지할 경우 1969년 밥 깁슨(1.1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이후 역대 2위에 해당한다.
류현진이 사이영상을 받는다면 아시아 출신 투수 중에서 최초가 된다. 대만 출신 왕젠밍(전 캔자스시티 로열스)과 일본 출신 다르빗슈 유(시카코 컵스)가 사이영상 투표에서 2위에 올랐을 뿐이다. 류현진은 “사이영상 때문에 무리하지는 않겠다”며 겸손 모드를 유지하고 있다. 등판 기회는 8번 정도 남았다. 타자들이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 만큼 ‘팔색조’ 투구는 증명됐으니, 남은 관건은 부상이다. 몸 관리를 잘해 꿈을 현실로 만들어주기를 기대한다.
채희창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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