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야스쿠니 참배 대신 공물 보내고 전몰자 묘지 헌화
나루히토 일왕 내외가 15일 도쿄 지요다구 일본 부도칸에서 열린 전국전몰자추도식에 참석해 아베 신조 총리의 추모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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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일본의 종전(패전)기념일인 15일 추도식에서 7년 연속 일본의 ‘가해 책임’을 언급하지 않았다. 반면 즉위 후 처음 참석한 나루히토(德仁) 일왕은 ‘깊은 반성’을 표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도쿄 지요다구 일본 부도칸(武道館)에서 열린 전국전몰자추도식에서 “전쟁의 참화를 두번 다시 반복하지 않겠다, 이 맹세는 레이와(令和·나루히토 일왕 연호) 시대에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전후 일관되게 평화를 중시하는 나라로서 한길을 걸어왔다. 역사의 교훈을 깊이 가슴에 새겨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해 힘을 다해왔다”고도 했다. 아베 총리는 그러나 과거 일본 총리들이 추도식에서 언급했던 가해 책임이나 ‘깊은 반성’ 등의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 2012년 12월 2차 아베 내각 발족 이후 올해까지 7년째 전쟁 가해자로서의 책임을 거론하지 않은 것이다.
앞서 아베 총리는 이날 오전 침략전쟁의 상징인 야스쿠니(靖國)신사에 공물을 보냈다.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자민당 총재 특별보좌관을 통해 공물의 일종인 다마구시(玉串)료를 냈다. 이나다 특별보좌관은 기자들에게 “‘레이와 시대를 맞아 재차 우리나라의 평화와 번영이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영령 덕분이라고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는 아베 총리의 말을 받았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야스쿠니신사를 직접 참배하는 대신 지도리가후치의 전몰자묘지를 찾아 헌화했다. 아베 총리는 2차 아베 내각이 발족한 1년 뒤인 2013년 12월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지만 그 이후에는 찾지 않고 있다. 한국·중국 등과의 관계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신 매년 패전일과 춘·추계 예대제에 공물료를 납부하고 있다.
한편 나루히토 일왕은 이날 전국전몰자추도식에 참석해 “전후 오랫동안 이어온 평화로운 세월을 생각하면서 과거를 돌아보고 깊은 반성 위에 서서 두번 다시 전쟁의 참화가 거듭되지 않기를 절실히 원한다”고 했다. 지난 5월1일 즉위한 나루히토 일왕이 추도식에 참석한 것은 처음이다. 부친인 아키히토(明仁) 상왕과 마찬가지로 깊은 반성을 언급하면서 평화주의 노선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도쿄 | 김진우 특파원 jw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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