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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이인영 취임 100일의 명암…남은 시험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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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 이미지 탈피로 당선된 후 유연한 리더십으로 원내협상 도전

경제토론회 등 일부 수용했지만 패트 사과·목선 국조 등은 단호히 거부

야당 백기투항으로 추경 처리했지만 앞으로가 산 넘어 산

조국 비롯한 인사청문회·정기국회·예산처리서 후반기 평가 내려질 듯

"민생으로 총선 과반" 자신했지만 유의미한 입법성과 거둘지 주목

CBS노컷뉴스 이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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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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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달라졌다', '변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부드러운 이인영이 되겠습니다. 그렇게 하나가 되고 함께 이기겠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이 지난 5월 8일 자신이 변했음을 강조하며 원내대표직을 거머쥔 지 15일로 100일이 됐다.

이 원내대표는 '86세대의 맏형', '무거운 원칙주의자', '까칠한 남자' 등의 그간 자신에게 붙었던 수식어를 인식한 듯 경선 과정에서 기회가 될 때 마다 "달라졌음"을 강조했다.

취임 직후에도 원내 협상 파트너인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와 함께 호프타임을 갖는 등 유화적이고 소통지향적인 이미지 구축에 나섰다.

이에 당내에서는 이런 변화가 협상의 유연성을 가져오고 결국 국회 정상화와 생산성 높은 국회를 이끌어 내는데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4월 패스트트랙 사태 이후로 경색된 정국은 이 원내대표의 취임 후 한동안 전혀 정상화되지 않았다.

협상에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긴 했지만 정해놓은 마지노선 뒤로는 후퇴하지 않는 단호함을 보였기 때문이다.

야당은 이 원내대표의 취임 직후부터 패스트트랙 사태에 대한 사과와 철회, 패스트트랙 관련 고소·고발 취하 등을 요구했지만 이들 중 어느 것 하나 수용하지 않았다.

경제청문회는 원탁토론회 수준까지 합의해줬고 합의문구 등을 조율할 때도 막판 수정에 수정을 거듭할 때까지 수용하는 등 유연함을 보이기도 했지만 정해놓은 선은 결코 넘지 않았다.

그 사이 북한 목선 귀순, 러시아 군용기의 방공식별구역(KADIZ) 침범 등 안보를 위협하는 사건들이 발생해 국정조사 요구 등이 빗발치면서 여야 관계는 더욱 냉랭해졌다.

이같은 대치는 야당이 이 원내대표의 원칙주의에 사실상 백기투항하면서 마무리됐지만 이로 인해 추가경정예산안은 역대 2번째로 긴 100일 동안 국회에 계류되면서 투입 적기를 놓쳤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 원내대표 앞에는 개각 인사들에 대한 인사청문회와 정기국회, 예산안 처리 등 굵직한 현안들이 과제로 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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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장관 후보자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9일 오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동 현대빌딩에 출근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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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를 비롯한 장관 후보자들의 청문회를 무난히 치러내 다수 인사의 청문보고서 채택을 이끌어낸다면 향후 국회 운영이 한층 수월해질 전망이다.

그러나 반대로 정치적 편향성 등에 대해 송곳 검증을 예고한 야당에 예상치 못한 허를 찔려 청와대에 추가적인 임명 강행이라는 부담을 안겨주게 된다면 입지가 다소 불안해질 것으로 보인다.

최소 510조원에 이르게 될 내년도 예산안도 확장적 재정 기조에 맞춰 잘 확보할 경우 리더십에 긍정적인 평가가 내려지겠지만 여야 간 기싸움으로 예상보다 규모가 축소되거나 늑장 처리될 경우에는 악재가 될 수도 있다.

임기 마지막 평가의 장이 될 총선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 원내대표는 14일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이 좋은 조건에서 (총선에) 임하는 부분도 있다. 그런 조건 몇 가지와 함께 오만하지 않고 겸손하게 국민들이 기대하는 기본을 철저히 해나가면 총선에서 과반 수 이상(의 의석을) 획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대 경쟁자인 자유한국당이 극우와 온건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는 사이에 민생, 경제 등과 관련한 법안 통과에서 성과를 낸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인 셈이다.

다만 역대 최악의 법안 처리율이 우려되는 20대 국회여서 자칫 세계 경제의 하방으로 인한 경제성장률 둔화와 일본과의 무역갈등으로 인한 경제 피해 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유의미한 입법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면 낙승을 장담할 수만은 없게 된다.

한 민주당 의원은 "이 원내대표는 과거와 달라졌다는 변화의 모습도 보여줬고, 답답한 상황 속에서의 인내심도 보여줬다"며 "정기국회, 예산안 등 시간표가 정해져 있는 국회에서 어떤 리더십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향후 정치의 크기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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