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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원포인트 투자 레슨] 반도체 리스크 확대중…시장 냉정히 바라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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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Q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제한 이후 한 달이 넘게 지났습니다. 그동안 국산 반도체 소재주들이 일본산을 대체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주가가 큰 변동성을 보이기도 하고, 생산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반면 오히려 반도체 재고가 줄어 가격에는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현시점에서 반도체업계에 대한 전망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A 반도체업계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국내외 주요 기술기업들은 하반기 전망을 희망적으로 내놓았다. 그러나 미·중 갈등이 오히려 격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불확실성을 안고 갈 수밖에 없다.

8월 첫날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00억달러 규모 중국 제품에 대해 9월 1일부터 10%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중국도 미국의 대응에 미국산 농산물 수입 중단을 발표하며 맞불을 놓았고, 위안화 가치 역시 달러당 7위안 선을 넘어섰다. 미국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데 이어 화웨이뿐 아니라 ZTE, 하이크비전, 하이테라, 다화 등 중국의 주요 5개 기업에 대한 별도 제재조치 규정 역시 발표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구체화되며 중국 정보기술(IT) 기업들 주가는 크게 하락했다. 미국 IT기업 주가 역시 마찬가지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국이 다시 희토류 수출제한 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메모리 가격 역시 D램은 약보합세, 낸드는 혼조세를 보였다. 가격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나타났으나 미·중 갈등 재점화로 인해 하반기 수요 회복 가능성이 다시 낮아진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재차 높아지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과의 관계에서도 불확실성이 커졌다. 이에 따른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 달이 지난 시점에서 국내 반도체업계의 대응 상황을 검토해 보면 나름대로 대응 방안이 수립된 것으로 파악된다.

불산의 경우 국산화로 어느 정도는 대응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극자외선(EUV) 포토레지스트는 일본에 100% 의존하고 있었으나 미국과 유럽을 통해 점진적으로 의존도를 낮춰갈 전망이다.

잠재적인 일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대체 가능한 품목들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테스트할 계획이고, 마침 반도체 업황이 좋지 않아 양산 라인 일부를 연구개발(R&D)로 전환한 뒤 일본 외의 국내외 소재와 부품, 장비 테스트를 적극 진행 중이다. 한국 반도체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뀔 수 있는 기회다. 국산화가 가능한 부품·장비업체에 대한 기대감도 높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

반면 이런 때일수록 냉정해야 한다. 단기간에 반도체 국산화가 가능하다는 생각은 낭만주의적인 일이다. 기술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쉽지 않다. 여러 전문가들이 반도체 국산화 정책이 근본적인 솔루션이 될 수 없다고 보는 이유다. 한국 주식시장의 리스크는 상당히 높아져 있다. 강경 대응이 이어지면 단기적으로는 통쾌할 수 있으나 다른 반작용을 불러와 시장 리스크는 더욱 증폭될 수 있다.

※ 주식투자 전문가에게 궁금하신 점 있으시면 매일경제 증권부로 이메일을 보내주세요.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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