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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쿠팡 올해 거래액 10兆 넘을듯...'11번가·G마켓' 꺾고 이커머스 왕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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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쇼핑몰 쿠팡의 올해 거래액이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11번가, G마켓을 꺾고 이커머스(전자상거래) 단일 브랜드 1위에 올라서는 셈이다. 3조원이 넘는 누적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납품업체와 갈등을 빚고 있는 쿠팡의 시장지배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조선비즈

김범석 쿠팡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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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리테일 분석업체 와이즈앱이 2019년 상반기 주요 온라인쇼핑몰 거래금액을 추정한 결과 쿠팡의 상반기 거래액은 7조8400억원이었다. 작년 같은 기간( 4조7900억원)보다 60% 이상 늘어난 것이다.

해당 데이터는 만 20세 이상 개인이 신용카드, 체크카드, 계좌이체, 휴대폰소액결제로 리테일에서 결제한 내역을 추정한 금액이다. 업계는 쿠팡의 올해 거래액이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해 거래액 7조8000억원을 훨씬 뛰어넘는 수치다.

지금까지 단일 브랜드 거래액 1위는 온라인 쇼핑몰 11번가였다. 11번가의 지난해 거래액은 약 9조원이다. 11번가는 올해 흑자 달성을 위해 그간 마케팅 방법으로 써오던 대규모 쿠폰 발행 등을 줄이면서 매출과 거래액이 작년보다 감소하고 있다.

11번가의 2분기 매출은 1458억원으로 작년 2분기(1707억원)보다 15% 줄었다. 11번가와 같은 통신판매중개업자는 쇼핑몰 입점업체와 고객을 연결해주고 물건이 팔릴 때마다 일정액을 수수료로 받는다. 이 금액이 매출로 인식된다. 매출이 15% 줄었다는 것은 거래액도 크게 감소했음을 의미한다.

11번가 측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경영을 하면서 마케팅비 등을 줄여 매출은 다소 감소했지만 작년 2분기 대비 134억원 개선된 영업손익을 기록했다"며 "올해 전체 사업 실적에서 흑자를 내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G마켓과 옥션을 운영하고 있는 이베이코리아의 거래액은 지난해 약 16조원이었다. G마켓이 약 9조원, 옥션이 약 7조원으로 추정된다. 두 브랜드를 합치면 이베이코리아가 월등히 앞서지만, 단일 브랜드로 따지면 쿠팡이 3위에서 11번가와 G마켓을 꺾고 1위로 올라서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베이코리아는 쿠팡을 견제하기 위해 경기도 동탄에 합포장 판매서비스 '스마일 배송' 전용 초대형 물류센터를 짓고 있다. 올 10월이면 완공된다. 거대 물류 인프라를 기반으로 온라인 커머스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포부다. 또 이베이는 거래액을 늘리고 충성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유료회원제 스마일클럽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가입 고객은 약 200만명으로 추정된다.

공격적으로 거래액을 늘리는 쿠팡에 대한 업계의 시선은 따갑다. 경쟁사 뿐만 아니라 적자 만회를 위해 납품단가 인하를 요구하면서 공급업체와 갈등이 커지고 있어서다. 업체들은 "쿠팡의 시장지배력이 커지면서 무리한 요구도 울며 겨자먹기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한다.

배달전문업체 우아한형제들과 온라인 쇼핑몰 위메프에 이어 국내 생활용품 1위 기업인 LG생활건강이 쿠팡을 대규모 유통업법 위반 등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했다.

유통업계에서 협력업체와 분쟁은 빈번하게 일어나지만, 대기업 납품 업체가 이른바 '갑질'을 당했다며 대형 유통 회사를 신고하는 일은 드물다. 하지만 최근 쿠팡은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잇따라 제소당하고 있다.

최근에는 식품포장 전문회사인 크린랲이 쿠팡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위반으로 공정위에 신고했다. 쿠팡이 일방적으로 대리점과 거래를 중단하는 등 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반면 쿠팡은 "최저가를 위한 것으로 불법이 아니다"는 입장이다.

쿠팡에 대한 고발이 잇따르면서 공정위도 상당히 곤란한 지경에 처했다. 쿠팡이 유통질서를 흐리고 산업을 망가뜨린다는 비판을 받으며 소위 ‘공공의 적’이 됐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올해 5월 쿠팡이 납품업체들에게 일방적으로 단가 인하를 요구하고 판매수수료를 올리는 등의 문제가 터졌을때도 "신고하는 업체가 나와야 조사할 수 있다"며 미온적인 반응이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이 공정위 출신 인사를 회사 대관(對官) 담당 고위직으로 영입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유윤정 생활경제부장(you@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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