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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7 (월)

정부, ‘역대 최장’ 5개월 연속 ‘경기부진’ 진단···“일본 수출규제 등 불확실성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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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수출 관련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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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대외여건 악화 등에 따른 수출과 투자 위축으로 최근 경기가 부진하다고 평가했다. 5개월 연속 ‘경기부진’ 진단은 경제동향을 분석해 공식 발표하기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미·중 무역갈등과 일본 수출규제 확대에 따른 불확실성 심화가 우리 경제에 가장 큰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획재정부는 16일 공개한 ‘최근 경제동향’ 8월호에서 “2분기 우리 경제는 생산이 완만히 증가했으나 수출 및 투자의 부진한 흐름이 지속됐다”고 평가했다.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광공업생산은 지난 1분기에 감소했으나 2분기에는 1.2% 증가했다. 그러나 수출은 반도체 분야 등의 부진으로 지난달까지 8개월 연속 감소했고, 2분기 설비투자는 1분기보다 2.4% 증가했지만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하면 7.8% 줄었다.

기재부가 2005년부터 ‘최근 경제동향’을 발표하며 5개월 연속 ‘경기부진’을 진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홍민석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지난 4~5월에는 광공업생산과 수출, 설비투자 등 주요 실물지표가 부진했으나, 6~8월은 수출과 투자에 한정해서 한 표현”이라며 확대해석에 선을 그었다. 내수상황을 두고는 “과거 성장세를 뒷받침할 정도로 양호했던 소비의 증가세가 낮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재부는 대외여건이 악화되면서 국내 경기부진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재부는 “대외적으로 글로벌 제조업 경기 등 세계경제 성장세가 둔화되고 반도체 업황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며 “최근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조치와 함께 미·중 무역갈등이 심화되면서 불확실성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기재부는 미·중 무역갈등의 경우 주요 제조업 국가인 독일과 중국에 타격을 줘 한국의 제조업 수출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평가했다. 홍 과장은 “독일과 중국의 제조업 상황이 안좋아지면 우리나라 수출이 영향을 받아 국내 제조업이 위축된다”며 “이는 이미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2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 성장했는데, 이는 분기별 성장률을 발표하기 시작한 1992년 이후 가장 낮았다. 독일을 주축으로 한 유로존의 2분기 성장률(0.2%)은 1분기의 절반 수준이었다.

기재부는 지난달 3개 품목 수출제한으로 시작해 이달 초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우대국) 배제’로 이어진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는 불확실성을 증폭시킨다는 점에서 우리 경제에 부정적이라고 분석했다. 홍 과장은 “일본 수출규제와 관련해 아직까지 실물지표에서 (영향이) 크게 나타나는 모습은 아니”라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주체의) 심리를 위축시켜 경기회복을 제약할 수 있는 불확실성이라는 측면”이라고 말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10년물 국채금리(수익률)가 2년물 국채금리보다 낮아진 것을 두고 ‘경기침체가 오는 것 아니냐’는 전망에 대해 기재부는 ‘신중론’을 내비쳤다. 전세계 금융시장에서 일고 있는 이른바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는 장·단기 채권금리가 역전되고 약 1~2년 뒤 경기침체가 왔다는 과거 경험에 근거한다. 홍 과장은 “여전히 미국경제가 호조세이고 글로벌 금융시장의 건전성도 금융위기 때보다 훨씬 더 양호한 편”이라며 “객관적인 에비던스(근거)를 갖고 예상하며 대응수단을 강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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