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6 (목)

내 손 잡아준 이들을 향해 나는 오늘도 셔터를 누른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아무튼, 주말- 오종찬 기자의 Oh!컷]

조선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구 반대편 에콰도르 아마존에서 만난 원주민들. 정글 속에서 힘겨운 취재를 마치고 큰 도움을 줬던 원주민 가족에게 악수를 청하자 활짝 웃으며 내 손을 잡아줬다.

먼 곳으로 출장 갈 때마다 통과 의식처럼 꼭 남기는 '나만의 기념촬영'. 현지에서 취재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들에게 악수를 청하고 나는 셔터를 누른다.

평창올림픽 때는 피겨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연기가 끝나는 순간만을 숨죽여 기다리던 화동들에게, 러시아월드컵 때는 독일전에서 승리할 거라 예언해주던 자원봉사자들에게 악수를 청했다. 인도에 갔을 때는 정성스레 준비한 전통 춤으로 인도의 아름다움을 보여줬던 소녀들에게, 이산가족과 함께 방문한 북한 금강산에서는 한복을 차려입고 잔뜩 긴장하던 안내원들에게 악수를 청했다.

거절당한 일도 있었다. 북·미 정상회담이 열렸던 베트남에서 회담이 끝난 후 며칠 동안 기자들을 막느라 고생했던 군인들에게 악수를 청했지만 그들은 매몰차게 돌아섰다. 그럼에도 풍경이나 건물 앞에 선 사진보다는 '나만의 기념촬영'을 꼭 남기려 한다. 사람들의 표정을 보면 그곳이, 그 일이 되살아 나기 때문이다. 사람 사진이 좋다.

[오종찬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