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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박소령의 올댓 비즈니스] 길거리로 나가 소비자를 만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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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잉 업

조선일보

박소령 스타트업 퍼블리 대표


"세상은 끊임없이 변하는데, 가본 지 3~4년 되었다면 늙은 거예요. 자기가 아는 것이라 생각하는 것과 실제와의 괴리가 생기는 거죠. 우리 업종은 그 괴리가 크면 클수록 실수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조건 가봐야 하는 거죠."

매일 오후 4시면 퇴근하는 CEO가 있다. 퇴근 후에는 누구도 만나지 않고 그저 돌아다닌다. 소비자와 아이디어가 있을 만한 장소라면 백화점이든 길거리든 공항이든 어디든 간다. 보고서로 트렌드를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두 발로 현장에 뛰어들고 매장에서 소비자와 직접 대화한다. 책은 물론 잡지 16종을 챙겨보고 20대 취향의 영화와 드라마도 부지런히 본다. 올해 상반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한 LG생활건강의 리더 차석용 부회장 이야기다.

그래서 이번 여름에 나온 책 '그로잉 업'(북스톤)을 읽기 딱 좋은 타이밍이다. 홍성태 한양대 명예교수가 차 부회장 및 LG생활건강 임직원들과의 인터뷰를 토대로 썼는데, 국내에서 드물게 CEO 동의하에 기업 내부를 파헤친 값진 책이다. 핵심 메시지가 목차에서부터 정교하게 드러난다. 실제 사례가 궁금한 분이라면 2장 코카콜라 인수와 3장 중국 시장 진출이 도움이 될 것이고, 의사 결정과 조직 관리에서 도움을 얻고 싶다면 1장 체질 개선과 4장 마케팅 전략이 유용하다.

조선일보

전문경영인으로서 15년째 회사를 이끌면서 매해 성장 기록을 경신해 온 이 리더의 고민은 '긴 호흡으로 계속 성장하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일해야 하는가?'에 방점이 찍혀 있다. 단기 실적이나 화려한 외형이 아니라 내실에 집중해서 100년 넘게 최고의 위치를 지키며 성장해 온 P&G나 로레알이 그의 벤치 마크 대상이다. 한 방에 뜨면 한 방에 무너지고, 교만해지면 배고픈 사람에게 지는 것은 사업의 원리이자 인생의 법칙이기도 하다.

오래가면서도 배고픔을 유지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혁신이 필요하고, 혁신이란 당연하다고 여겼던 것이 정말 필요한지 되새겨보고 불필요한 것을 제거하는 것부터 출발한다. 그래서 바둑 돌 한 수 한 수가 전체 판의 승부를 결정짓듯 리더가 미래를 생각하면서 질 높은 의사 결정을 해야 한다는 것이 차 부회장의 지론이다. 1953년생인 그는 CEO 재임 기간 중 시가총액을 가장 큰 폭으로(44배) 끌어올린 인물로 꼽혔다.




[박소령 스타트업 퍼블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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