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성동일/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헤럴드POP=이미지 기자] “배우들 다 같이 뻔뻔하게 연기하는 게 중요했다”

베테랑 배우 성동일이 영화 ‘반드시 잡는다’를 통해 인연을 맺은 바 있는 김홍선 감독과 다시 손을 잡고 신작 ‘변신’을 내놓게 됐다. 더욱이 이번 작품은 성동일의 연기인생 최초 공포물이라 의미가 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성동일은 성동일 그 자체로 있었을 뿐인데 상황이 섬뜩한 분위기를 조성해 독특한 경험이었다고 털어놨다.

‘변신’은 기존 오컬트 장르와 달리 악마가 빙의되는 게 아닌 사람으로 변신하는 것에서 차별성을 띤다. 김홍선 감독의 ‘사람한테 제일 무서운 건 사람’이라는 생각이 ‘변신’의 출발점이었다. 성동일도 이 점에 끌렸다.

“우리 영화의 장점은 사람이 제일 무섭다는 거다. 매일 보는 가족이 기존과 달라서 무섭지 않나. 보통의 오컬트물처럼 벽을 뚫고 하늘을 날아다니고 손에서 불빛 나오고 그런 게 없다. 아빠가, 엄마가, 형제자매가 할 수 있는 평범한 이야기들이 다 나온다. 모든 가족들의 입장에서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다룬다고 할까. 그런 점이 마음에 들었다.”

영화 '변신' 스틸

성동일은 극중 아빠 ‘강구’ 역을 맡았다. ‘강구’는 구청을 다니는 평범한 공무원으로, 이사 온 날 이후부터 집에서 기이하고 섬뜩한 일이 발생하자 가족을 지키기 위한 본능에 눈을 뜨는 인물이다. 영화 속 그는 성동일 하면 떠오르는 인간미 넘치는 모습에서 ‘변신’하는 순간에는 극강의 소름을 선사한다. 성동일은 공포를 위해 특별한 무언가를 한 적은 없다며 상황적인 톤의 차이로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다들 주방신이 소름 돋았다고 하는데 무서운 표정은 짓지 않고 걸었을 뿐이다. 만약 코미디물이었으면 안 무서웠을 거다. 톤의 차이로 아무 것도 안 해도 살벌하게 느껴지더라. 장치를 많이 쓰니깐 연기적으로는 가장 아무 것도 안 했다. 캐릭터 설정도 필요 없이 진짜 성동일로만 가도 재밌겠다 생각했다. 얼굴 표정, 목소리의 변화는 전혀 주지 않았는데 섬뜩하게 느끼니 되게 묘한 경험이었다.”

이처럼 성동일은 연기적으로 더한 건 없다고 하지만, 집이라는 한정적인 공간에서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했다. 이는 자신의 평소 연기관과도 일맥상통했기에 가능했다고 회상했다.

“후배 배우들에게도 평소 연기적인 조언은 잘 안 하지만, 강조하는 말은 있다. 바로 연기적으로 거짓말을 잘하자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배우들은 답을 알고 가니 뻔뻔하게 거짓말 하는 게 배우들이 할 일인 거다. 연기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뻔뻔한 게 필요하다. 변신’에서도 악마로 변신하는 순간을 다 알지만, 구분을 하지 못하게 모두가 평범하게 아빠, 엄마, 딸, 아들로 있으려고 노력했다. 배우들끼리도 그런 게 재밌었다.”

배우 성동일/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무엇보다 ‘변신’은 가족을 소재로 하는 만큼 정서까지 더해졌다. 이에 성동일은 감정연기가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며 오컬트 새드 무비인 것 같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내가 변신’을 두고 오컬트 새드 무비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담보’ 촬영장에서 ‘변신’ 찍을 때 눈물을 많이 흘렸다고 하니 강대규 감독님이 오컬트물에서 울 일이 뭐가 있냐고 의아해하더라. 가족이라서 감정연기가 필요했던 것 같다. 풀리허설을 제안해 했었는데, 본격적인 촬영 때 생각지 않은 감정들이 나와 깜짝 놀랐다. 감정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올라간 부분이 꽤나 있다.”

“우리 영화는 가족 모두가 주인공이다. 가장 익숙하고, 편한 가족이 공포스럽게 느껴진다. 모르는 사람이 망치를 들어도 무서운데, 가족이 들고 공격하면 얼마나 소름 돋겠나. 그런 게 기존 오컬트물과는 다른 것 같다. 한국적이라는 게 우리 영화의 매력 같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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