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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한강 훼손 시신' 30대男…숨진 피해자에 "다음 생에 그러면 너 또 죽는다" 막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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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한강 훼손 시신' 사건의 피의자 A(39)씨가 18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모텔 투숙객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혐의를 받는 모텔 종업원 A(39)씨가 18일 "사망자가 먼저 시비를 걸었다"고 세 차례나 강조하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A씨는 숨진 피해자를 향해 "다음 생애에 또 그러면 너 또 죽는다"고 ‘막말’을 하기도 했다.

A씨는 이날 오후 4시로 예정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출석을 앞두고 경기 고양시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에 도착, ‘경찰 진술에서 억울하다고 했는데 어떤 점이 억울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사망자가 먼저 저한테 시비를 걸었다"며 "주먹으로 저를 쳤고, 시종일관 반말로 계속 시비를 걸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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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훼손 시신' 사건의 피의자 A(39)씨가 18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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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그렇게 잔인하게 (시신을) 훼손할 필요가 있었냐’는 질문에도 "(피해자가) 시비를 걸었다"고 거듭 말했다. A씨는 "자세하게는 말씀을 못 드리는데 제가 다른 데로 가라고 말을 했는데도 끝까지 가지 않고 저한테 시비를 걸었다. 끝까지"라고 답했다.

A씨는 ‘시신은 어디에 보관했냐’ ‘피해자에게 미안한 마음 없냐’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이날 A씨는 검정색 티셔츠에 검정 모자 차림으로 하얀색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법원에 출석했다. 두 손은 포승줄로 묶인 모습이었다.

A씨는 약 20분 만에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와서는 피해자를 향해 막말을 쏟아냈다. A씨는 취재진의 카메라 앞에서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다음 생애에 또 그러면 너 또 죽는다"고 했다.

A씨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오후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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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한강 하구에서 '한강 훼손 시신' 일부로 추정되는 머리 부분이 발견된 방화대교 남단 부근. /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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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고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전 9시 15분쯤 경기도 고양시 한강 마곡철교 남단 부근에서 한강사업본부 직원에 의해 머리와 팔다리가 없이 몸통만 있는 남성의 시신이 발견됐다. 경찰은 시신의 신원을 파악하기 위해 수색전담팀을 꾸렸고, 5일째인 지난 16일 몸통 시신이 발견된 지점에서 약 5㎞ 떨어진 고양시 행주대교 남단에서 오른쪽 팔을 추가로 발견했다.

경찰은 오른쪽 팔에서 확보된 지문을 감정해 피해자 B(32)씨의 신원을 확인했다. 피해자 B씨의 동선을 추적한 결과 구로구 한 모텔의 종업원 A씨를 용의자로 특정했다. A씨는 수사망이 좁혀오자 17일 새벽 서울 종로경찰서에 자수했다.

17일 오전 10시 45분쯤에는 서울 방화대교 남단에서 머리 부분이 발견됐다. 전날 발견된 오른쪽 팔 부분과 마찬가지로 밀봉된 검은색 비닐봉지에 담겨 있었다고 한다.

A씨는 지난 8일 투숙객으로 온 B(32)씨를 둔기로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한강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 B씨가) 반말을 하고 모텔비도 주지 않으려 하는 등 기분 나쁘게 해서 홧김에 살해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과정에 대해서는 "B씨가 묵던 방을 열쇠로 열고 몰래 들어가 잠든 B씨를 둔기로 살해했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B씨의 시신을 자신이 생활하던 모텔 방에 수일간 방치하다 시신을 유기하기로 마음먹고 시신을 훼손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12일 새벽 자전거를 타고 한강에 가 시신을 버렸다.

경찰은 A씨가 범행 당시 사용한 망치와 한강 변에서 시신을 유기하는 모습 등이 담긴 CC(폐쇄회로)TV 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시신 유기 과정에 대해 잔혹성 때문에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시신을 방 안에 수일 동안 방치하다가 훼손해서 유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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