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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美 부통령 후보군’ 주지사 “강아지 죽였다” 고백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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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 노엠 사우스다코다 주지사

트럼프 부통령 후보로 거론된 차세대 女정치인

조선일보

크리스티 노엠 사우스다코다 주지사.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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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 메이트로 거론되는 크리스티 노엠(Kristi Noem) 사우스다코타 주지사가 본인의 14개월 된 강아지를 총살한 사실을 밝혀 적지 않은 파장이 일고 있다. 정치인들이 반려견과의 유대를 강조하는 것은 흔한 일인 반면, 노엠은 본인의 ‘실행력’을 강조하려 이같은 얘기를 본인의 회고록에 썼는데 진보는 물론 보수 진영에서도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를 계기로 노엠의 부통령 후보 지명이 완전히 물건너 간 것이란 얘기까지 나온다.

가디언은 노엠 주지사가 다음달 출간할 예정인 회고록 ‘노 고잉 백(No Going Back)’의 발췌록 일부를 입수해 26일 보도했다. 노엠은 책에서 14개월 된 독일산 사냥개 ‘크리켓(Cricket)’에 대한 얘기를 상술했다. 새를 쫓고 지역의 닭을 물어 뜯고 에너지가 엄청났는데 결국 이를 감당하지 못해 “자갈밭에서 쏴버렸다(shoot)” “이 개는 사냥견으로 가치가 없고 너무 싫었다”고 적었다. 폴리티코는 “훈련을 시키거나 다른 주인을 찾아주려는 노력 없이 죽어 마땅하다는 식으로 서술됐다”며 ‘동물 학대’로 보일 여지가 있다고 봤다.

노엠은 이 뿐만 아니라 본인이 기르던 염소를 죽이게 된 사연도 공개했다. “자녀들을 따라다니며 고약한 냄새를 풍겼다”고 했는데 역시 총으로 쏴 죽였다는 것이다. 총알 한 발로 안 돼 다른 샷건을 찾아야 했다는 내용도 곁들였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진 직후 X(옛 트위터)에서는 노엠을 비판하는 목소리로 들끓었다. “왜 그런 내용을 책에 자랑스럽게 써놨는지 모르겠다”는 반응도 많았는데, 일부 네티즌들은 본인의 반려견 사진을 인증하며 “우리 개는 안전할 것”이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민주당 소속인 제러드 모스코위츠 하원의원은 “노엠으로부터 강아지를 살려달라”는 영상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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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 노엠 사우스다코다 주지사(왼쪽)와 그가 회고록에서 총살했다고 밝힌 강아지 '크리켓'. /X(옛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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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회고록은 노엠이 11월 대선에서 트럼프의 유력한 부통령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나왔다. 가디언은 “노엠이 어렵고 복잡한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측면을 어필하려 이런 얘기를 꺼낸 것 같다”고 분석했는데, 논란이 계속되자 노엠은 X에서 “우린 동물을 사랑하지만 농장에선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할 때가 많다”고 했다. 노엠은 코로나 팬데믹 당시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같은 연방 정부 정책에 반기를 들며 공화당 강성 지지자들 사이에서 차세대 여성 정치인으로 주목 받았다. 고등학교 졸업 후 지역 홍보 사절인 ‘눈의 여왕(Snow Queen)’에 선발되는 등 스타성을 갖추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번 회고록 파문으로 노엠의 부통령 후보 지명이 물 건너 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도 공화당에선 밋 롬니 당시 후보가 반려견을 자동차 지붕 위에 놓은 채로 운전하는 사진이 공개돼 좌우를 사리지 않고 비판 받은 적이 있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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