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18일 만에 700만명 돌파
18일 700만명을 넘긴 영화 '엑시트'. 대학 산악 동아리 선후배였던 용남(뒤)과 의주(앞)는 갖은 기지를 발휘하며 정체불명의 유독가스에 뒤덮인 도심을 암벽등반하듯 빠져나간다. /CJ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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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시트'는 백수인 용남(조정석)과 대학 동아리 후배 의주(임윤아)가 정체를 알 수 없는 유독가스에 뒤덮인 도심의 빌딩 숲을 암벽 등반하듯 탈출하는 액션 재난극. '킬링 타임용 오락영화'라는 비판도 있지만, 눈물 짜는 억지 신파가 없어 신선하다는 평을 더 많이 듣는다. 돈 없고 '빽' 없는 청춘 남녀가 요행에 기대지 않고 젖 먹던 힘을 짜내 스스로 위기를 돌파하는 장면이 경쾌한 쾌감과 감동을 빚는다는 것. 많은 메시지를 담으려고 욕심내지 않고 한 가지 이야기에 집중했고, 지극히 한국적인 상황 안에서 액션을 그려낸 점도 호평받는 요인이다.
청년이자 백수, 여성, 사회적 약자에 해당하는 이들이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하는 이야기여서일까. 20~30대 관객에게 특히 큰 지지를 얻고 있다. CGV 리서치 센터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까지 엑시트를 관람한 관객 중 34.8%가 20대였다. 같은 기간 다른 영화를 본 20대 관객의 수치가 28.4%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20대 관객 비율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2인 관객 비율(55.2%)도 타 영화 평균 수치(52.4%)에 비해 높았다. CGV 리서치 센터 측은 "20~30대 커플들이 영화를 유독 많이 본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청춘 관객의 지지와 입소문이 700만명을 넘기는 데 큰 힘이 됐다"고 했다.
'엑시트'의 인기는 '쉬운 영화'가 사랑받는 최근의 영화계 경향을 다시금 확인시켜 주고 있기도 하다. 재작년까지만 해도 정치·사회 비판을 담은 묵직한 고발형 영화가 큰 인기였으나, 작년부터는 쉽고 부담 없는 영화가 지지를 얻었다. 영화관에서까지 복잡하고 답답한 현실을 그리는 영화를 보고 싶지 않아 하는 관객의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1620만명 관객을 모은 '극한 직업', 1200만명을 넘긴 '알라딘' 등 올해 1000만 관객을 넘긴 영화 대부분이 쉽고 보편적인 이야기로 관객몰이에 성공한 경우였다. 반면 '엑시트'와 비슷한 시기에 개봉했던 여름 대작 '나랏말싸미' '사자'가 어둡고 진지한 이야기를 그렸으나 결국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했다.
[송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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