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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8 (화)

[뉴욕타임스 트래블] 토스카나 200년된 농가서 `팜스테이`…자연에 한발 더 다가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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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브리카 산 마르티노 농장. [사진 제공 = 수잔라이트 ⓒ 2018 THE NEW YORK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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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토스카나주 루카 마을의 담 넘어 풍경은 전원 저택과 농지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비옥한 언덕 사이로는 바이오다이내믹(Biodynamic·천체 운행에 따른 농사력에 입각한 농작업) 포도밭과 농장들의 협동조합이 자리 잡았으며, 그중 몇 곳은 팜스테이(Farm stay)에 오는 손님들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루카의 농장주들은 겉으로 보기에는 경쟁 관계에 놓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들은 화학 성분이 없는 바이오다이내믹 시스템을 채택하기 위해 도움을 주고받으며 서로 의지해왔다. 바이오다이내믹 시스템이란 농장을 하나의 거대한 식물과 동물의 유기체로 보는 농작업이다. 농장주들은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가면서 2016년에 공식으로 '루카 바이오디나미카(Lucca Biodinamica)'를 설립하였다. 이들은 내추럴 와인(Natural wine·발효시켜 만든 천연 와인)에 대해 증가하는 관심을 기회로 삼았다.

루카 바이오디나미카 운동을 선도한 사람 중 한 명인 주세페 페루아는 아내 조반나 트론치와 함께 파브리카 산 마르티노(Fabbrica San Martino)라는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여름이 되면 농장은 활기를 띠기 시작하는데, 당나귀들은 들꽃과 하얗게 꽃이 핀 올리브 나무로 둘러싸인 공간에서 풀을 뜯어 먹고, 초록빛의 포도 덩굴로 가득한 목초지는 산림 가장자리까지 농지를 뒤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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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코 바이오 농장. [사진 제공 = 수잔라이트 ⓒ 2018 THE NEW YORK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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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부부가 소유한 1735년 바로크 양식 저택은 과거 소작농의 집이었던 건물과 이웃하고 있다. 3월부터 11월까지 방문객들은 컨트리풍 가구로 채워진 이 조그만 소작농의 집을 임대해 머무른다. 나무가 우거진 농장의 고즈넉함을 즐기고, 바이오다이내믹 농업을 배우고, 와인을 음미하면서 말이다. 바이오다이내믹 양조 과정에 따라 이들 와인은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효모로 발효되며 아황산염이 훨씬 적게 들어가고 공장 생산과정에서 쓰이는 60여 가지 첨가제는 하나도 들어가지 않는다.

페루아는 "와인은 그들의 영토와 역사를 나타낸다"라며 "상업용 카베르네(cabernet) 포도주는 캘리포니아산이나 뉴질랜드산이나 맛이 비슷하다. 그건 진짜 와인이 아닌 그냥 음료수"라고 평했다. 페루아는 테누타 디 발지아노(Tenuta di Valgiano) 농장주인 사베리오 페트릴리(Saverio Petrilli)와 함께 루카에서 처음으로 그들의 농장을 바이오다이내믹 시스템으로 바꾼 사람이다. 이들은 바이오다이내믹 운동의 전도사인 알렉스 포돌링스키의 지도를 받았다. 2002년 바이오다이내믹 시스템이 들어오기 전 페루아는 산 마르티노 농장을 유기농법으로 운영한 적이 있다. 그러나 그는 유기농법을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아서 좋은 방법일 뿐 식물의 균형을 유지하기에 좋은 방법은 아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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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코 바이오 농장. [사진 제공 = 수잔라이트 ⓒ 2018 THE NEW YORK TIMES]


현재 루카 바이오디나미카를 이끌고 있는 사람은 미나 사무티와 그녀의 남편이자 사르디 농장(Fattoria Sardi) 소유주인 마테오 주스티니아니이다. 이들은 루카 바이오디나미카의 생산자들이 씨앗, 장비, 기술 그리고 경험을 공유하려는 자세를 높게 평가한다. 200년 넘게 가족경영으로 운영됐던 이들 부부의 사르디 농장에는 두 개의 농가가 있는데, 와이너리와 포도 덩굴에 둘러싸인 게스트하우스다. 이곳의 진홍토끼풀과 황금색 겨자꽃들은 자연스레 농지를 비옥하게 만들어 많이 사랑받고 있는 로즈 와인을 탄생시켰다. 숙소에서는 손님들이 정원에서 재배한 채소로 요리를 하며 와인을 즐길 수 있다. 또 루카 바이오디나미카 농장 중 하나인 마에스타 델라 포미카(Maesta della Formica)의 농작물 재배팀으로부터 요리 수업이나 식사를 제공받을 수도 있다.

조금 더 현대적인 테누타 마렐리(Tenuta Marel) 농장은 이웃해 있던 교회의 마차 차고를 개조한 곳이다. 농장주인 프란체스카 토메이와 다니엘레 렌치오니는 이 공간을 시골 특유의 객실로 꾸몄다. 경사진 나무 지붕과 퀼트가 덮인 철 프레임 침대, 그리고 테라코타 타일 등을 이용해서 말이다. 물론 에어컨과 난방시설도 있으며 지하에 조그만 스파도 갖추고 있다. 손님들은 올리브나무가 있는 언덕과 로즈마리, 라벤더, 장미 덤불로 가득한 정원을 내려다보며, 마렐리 농장에서 재배한 꿀과 잼, 와인, 그리고 페코리노 치즈와 고기 등을 즐기면 된다. 니코 바이오(Nico Bio) 농장은 포도밭보다 채소밭에 가깝다. 이 농장에서는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인 작지만 편안한 객실이 있는 팜스테이를 제공한다. 또 다른 농장과 달리 수영장이 없다. 엘레나는 나무 주변에서 새들의 노랫소리가 들리자 여기서는 일상이라며 자신들은 자연과 가까이 있는 것을 즐긴다고 말했다.

※ 뉴욕타임스 트래블 2018년 10월 22일 기사
로라 리스만 ⓒ 2018 THE NEW YORK TIMES


[정리 = 나유진 여행+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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