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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의전원 '2번 낙제'에도, 조국 딸 6학기 연속 장학금 12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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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곽상도 "학생들이 100만~150만원씩 나눠받던 장학금, 낙제한 조 후보자 딸은 6학기 연속 혼자 1200만원 받아"
"민주당 오거돈 부산시장이 지난 6월 장학회 만든 A교수 부산의료원장에 임명"
조 후보자 측 "장학금 받는 건 알고 있었지만 개입한 적 없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28)이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한 뒤 두 차례 낙제를 하고도 지도교수가 설립한 장학회에서 3년(6학기)간 1200만원의 장학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은 18일 부산대 의전원의 다른 학생들에게는 100만~150만원씩 1차례만 해당 장학금이 지급됐었다며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장학금을 준 A교수는 지난 6월 부산시 산하 부산의료원장에 임명됐다. 부산의료원장 임명권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오거돈 부산시장이 갖고 있다. 그러나 A교수는 해당 의혹을 보도한 언론과 통화에서 "(조 후보자의 딸) 조씨가 1학년 때 학습양이 워낙 많다 보니 낙제를 하게 됐는데, 의전원 공부를 아예 포기하려 하길래 '포기만 안 하면 장학금을 줄 테니 열심히 하라'라는 의미에서 준 것"이라고 했다. 낙제한 조 후보자 딸을 격려하기 위해 장학금을 줬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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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9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의 건물로 출근하며 취재진에게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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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의전원이 곽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조 후보자의 딸은 2016~2018년 3년에 걸쳐 6학기 연속 학기당 200만원씩 총 1200만원의 장학금을 받았다. 장학금을 지급한 곳은 '소천장학회'. 곽 의원은 "소천장학회는 A교수가 개인적으로 부친의 호를 따서 만든 장학회"라고 했다.

곽 의원 측은 "조 후보자 딸이 다른 학생들에 비해 후한 장학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도 했다. 곽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A교수는 2015년부터 총 12차례에 걸쳐 의전원 학생 7명에게 장학금을 줬다. 그런데 조 후보자 딸을 제외한 나머지 6명에게는 2015년에 1명 당 1차례씩, 1인당 150만원 또는 100만원을 골고루 나눠서 지급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씨가 복학한 이후로 알려진 2016~2018년에는 조씨만 장학금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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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일부 학생들이 '소천장학회'로부터 지급받은 장학금 명단. 2016년 1학기 이후 6학기 연속 조 후보자 딸이 받은 것으로 나온다.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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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 의원은 "문제는 조 후보자 딸이 성적 미달로 두 차례 낙제를 하고도 장학금을 계속 받았다는 것"이라며 "조 후보자 딸은 2015년 1학기 3과목 낙제로 인한 평균 평점 미달로 2015년 8월 10일자로 유급을 받았다. 또 2018년 2학기에도 1과목 낙제로 2019년 2월 1일자로 유급을 받았다"고 했다. 유급을 받으면 다음 학년으로 진학하지 못하고 모든 과목을 재수강해야 한다. 낙제한 학생에게 장학금을 주는 건 상식에 맞지 않다는 게 곽 의원 주장이다.

곽 의원은 또 부모 재산이 50억원이 넘는 조 후보자 딸이 낙제를 하고도 장학금을 받은 게 석연치 않다고 했다. 곽 의원은 "조 후보자 가족은 자녀들 돈까지 동원해 사모펀드에 수십억원의 출자를 약정할 정도로 부유한데도 낙제를 받은 딸은 학교에서 장학금까지 받았다"며 "다른 학생들의 장학금을 박탈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2015년 양산 부산대병원장을 지낸 A 교수는 올해 6월 부산시가 운영하는 부산의료원장에 취임했다. 부산의료원장 임명권자는 민주당 소속 오거돈 부산시장이다. 이와 관련, 곽 의원은 "(A 교수가) 여권 주요 인사인 조 후보자 딸에게 '황제 장학금'을 제공한 것 아닌가"라며 "(최근까지)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조 후보자가 자신의 딸에게 매 학기 장학금을 지급한 A 교수의 부산의료원장 임명에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닌지 국민에게 밝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A 교수는 언론에 조 후보자 딸이 의전원 공부를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하도록 장학금을 준 것이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부산대 측은 "소천장학회는 선발 기준이나 신청 공고 등을 공개하지 않아도 되는 장학금으로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조 후보자 측은 "후보자가 딸이 장학금 받는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 과정이나 절차에 대해 개입한 적 없다"고 했다.

[김명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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