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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전주 여인숙서 불, 폐지 수거 노인 포함 3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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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년된 건물 “가스통서 펑 소리”

숨진 노인들 달방 형태로 살아

중앙일보

전북 전주시 완산구의 한 여인숙에서 19일 화재가 발생해 70~80대 노인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숨진 투숙객들은 장기 투숙자들로, 폐지와 고철 등을 주우며 생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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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전주의 한 여인숙에서 새벽에 불이 나 이곳에서 ‘달방’ 형태로 살며 폐지를 줍던 70·80대 남녀 노인 3명이 목숨을 잃었다.

19일 전주 완산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쯤 전주시 서노송동 한 여인숙에서 불이 나 3명이 숨졌다.

신고를 받고 4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소방 당국은 펌프차 등 장비 29대와 인력 86명을 동원해 2시간 만에 불길을 잡았다. 이 불로 여인숙 건물(72.9㎡)이 모두 타 무너져내렸다.

여인숙 객실에서는 불에 탄 시신 3구가 발견됐다. 남성 1명, 여성 2명이다. 현재까지 여인숙 관리인 여성 A씨(83)와 투숙객 B씨(76)의 신원은 확인됐으나 80대로 추정되는 여성의 정확한 인적 사항은 나오지 않았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불이 난 여인숙은 지난 1972년에 지어져 매우 낡았고, 객실은 11개였다. 희생자는 3개의 방에서 각각 1명씩 발견됐다. 소방 당국은 이들이 잠을 자다 미처 불길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주민들에 따르면 숨진 노인들은 달방 형태로 여인숙에 살았다. 달방은 여관 등에서 한 달치 숙박비를 내고 투숙하는 방을 말한다. 한 주민은 “할아버지(B씨)가 리어카를 끌고 다녔다. 두 분 다 폐지를 줍는 노인들이다. (여인숙) 마당과 골목에 쓰레기를 잔뜩 쌓아 놔 통행이 어려울 정도였다”고 말했다. 숨진 노인들이 부부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가스통에서 ‘펑’하는 폭발 소리가 났다”는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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