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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국내 첫 여성史 도서관, 옛 원각사 터에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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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역사샘터 내년 3월 개관

국내 최초의 '여성사(史) 도서관'이 내년 3월 서울 종로구에서 문을 연다. 서울시는 종로구 창신3동 낙산 옛 원각사 부지(968㎡·사진)에 가칭 '서울 여성역사샘터'를 개관한다고 19일 밝혔다. 시 관계자는 "우리 사회의 일상적 성차별 문제를 제대로 된 여성사 연구를 통해 타파하자는 취지에서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조선일보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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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은 불교 태고종 옛 '단종대왕 천도 도량' 원각사(圓覺寺) 건물에 들어선다. 시에서 지난 2012년 건물과 땅을 약 40억원을 들여 사들였다. 지난 2017년 6월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가 원래 건물(376㎡)을 새로 단장하고 새 건물(387㎡)을 지어 연결했다. 각각 본관과 별관처럼 활용하게 된다. 공사에 예산 20억원이 투입됐다.

이곳에 여성사 도서관이 들어서게 된 것은 단종비(妃)와 연관된 원각사의 역사 때문이다. 원각사 건물 뒤편에는 '자지동천(紫芝洞泉·자줏빛 물이 흘러나오던 샘)'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샘터가 지금도 남아 있다. 1457년 단종이 영월로 유배를 가자 궁에서 쫓겨난 단종비 정순왕후가 생계유지를 위해 이곳에서 옷감에 물을 들여 시장에 내다 팔았다고 한다. 시 관계자는 "동네 아녀자들이 정순왕후를 돕기 위해 몰래 장터를 만들어 도왔다는 이야기도 있다"며 "당시 이곳에서 여성 중심의 경제활동이 이뤄졌다는 사실을 되살리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시는 리모델링을 마친 옛 원각사 건물 지하 1층에 222㎡ (67평) 규모의 여성사 책방을, 지상 1층에는 153㎡(46평) 규모의 어린이 도서관을 운영할 계획이다. 장서는 1만여권 정도 갖출 예정이다. 별관 격인 새 건물에는 여성사 전시관과 카페가 들어선다. 시 관계자는 "여성역사샘터는 여성사 전체를 개괄할 수 있는 최초의 도서관이 될 것"이라며 "여성사 연구를 지원하고, 관련 교육 및 행사를 지원하는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이해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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