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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화제의 인물]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잘못된 관행에 무모한 도전장 던진 서정경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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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력이지만 잘못된 관행 바로잡기에 최선을 다할 터

‘이란격석(以卵擊石)’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

이 모두 현실의 높은 벽을 우화적으로 표현하는 말들이다.
모두 이론적으로는 잘 알고 필요성을 느끼고 있지만 막상 현실에서 실행하는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표현에 도전장을 내밀고 치열하게 현실의 문제점에 도전하고 있는 한 주부가 있어 화제다.

인천시 중구 B아파트에 사는 서정경씨(62.여)가 그주인공.

서정경씨의 사연은 이렇다.
지난해4월 자신이 사는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 동대표로 관리이사가 된 서씨는 아파트 관리소장이 요구하는 결재서류를 받아들고는 깜짝 놀랐다.

한눈에 보아도 분명 문제를 안고 있는 내용임에도 당연하다는 듯 무조건 결재사인을 요구하는 관리소장의 태도 때문이었다.

결재를 거부하자 관리소장은 서씨를 그대로 패스하고 입주자대표회장의 결재를 맡고 그대로 진행했다.

이때부터 서씨의 입주자대표회 및 관리사무소에 대한 치밀한 조사가 시작됐다.
아주경제


서씨는 곧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사무소에 대한 그동안 서류와 처리과정등을 1년여이상 꼼꼼하게 살핀 결과 △입주자대료회의 회의운영비 횡령 △일자리안정지원금 횡령 △검침수수료 횡령등의 문제점들과 이에따른 각종 증빙서류를 확보하는 한편 △관리이사의 업무방해 △관리이사의 권리행사방해 △업무상배임등을 한데 묶어 인천지검에 지난6월26일입주자대표회장 A씨와 아파트관리소장 B씨를 고소했다.

하지만 이때부터 서씨의 고난은 시작된다.

검찰은 우선 사건을 관할 인천중부경찰서로 넘겼고 사건을 맡은 중부서 경제팀은 각종 이유를 들어 서씨의 고소관련 증빙서류의 일부를 접수하지 않는가 하면 서씨보다는 입주자대표회등 피고소인들의 편을 들어 사건을 조사하는등 편파수사를 했다는 것이 서씨의 주장이다.

서씨는 또 관할 중구청 역시 외부에서 위촉된 실태조사위원에게 조사를 맡겼는데 이 사람이 피 고소인들에게 유리한 증거를 만들어 주기위해 자료를 무리하게 수거해가는등 노골적인 편파 조사를 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렇게 조사된 서류는 곧바로 검찰로 넘겨졌고 검찰은 평상적인 사건의 처리속도와 비교해 너무도 신속하게 이 사건에 대해 ‘무혐의’ 처리를 했다고 서씨는 밝혔다.

이 결과에 서씨는 충격을 받았다.

자신은 분명 옳은 일을 했으며 당연히 나쁜일(?)을 한 사람들이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씨는 자신의 생각이 얼마나 순진했는지 깨달을수 있었고 그순간 곧바로 주위사람의 비난과 냉대가 쏟아졌다.

정말 하루하루가 허탈하고 화가나는 순간이었다고 서씨는 고백했다.

자신의 순수한 믿음이 철저하게 유린되어졌고 정말로 잘못한 사람들이 오히려 면죄부를 받고 큰소리를 치는 세상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잠시 주춤했던 서씨는 하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자신이 분명 옳은 일을 하고 있고 이 일은 자신이 꼭 이루어야 할 일이며 대한민국 아파트에 살고 있는 모든 국민들이 꼭 알고 밝혀야 할 일이라는 사명감(?)이 더욱 투철해 진 까닭이다.

이에 서씨는 지난7월 서울 고검에 재수사를 요청했고 사건을 검토한 고검은 이를 받아들여 수사에 착수한 실정이다.

“처음에는 요즘같이 투명한 이 세상에 말도 안되는 일이 자행되는 것을 목격하고 정의심이 발동해 사건을 뛰어 들었지만 이제는 정의감이 아니라 사명감을 가지고 대한민국 아파트가 가지고 있는 구조적인 적폐를 해결하는데 작은 밀알이 되겠다는 마음으로 이일에 임하고 있다”고 말하는 서정경씨는 “아무리 외롭고 힘들어도 내길을 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서씨의 고군분투(?)에 쏠리는 주위의 시선이 고요한 가운데 서서히 늘어가고 있다.

박흥서 기자 phs0506@ajunews.com

박흥서 phs0506@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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