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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특목고, 장학금, 폴리페서…조국 발목 잡는 조국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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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목고 비판하더니 딸은 외고에서 의전원 진학

폴리페서 비난하더니 복직 직후 무노동 임금 받아

헤럴드경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9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건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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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정세희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가장 큰 적(敵)은 과거의 자신이다. 과거 학자시절 했던 자신의 발언이 현재 그를 쏘는 화살이 돼 돌아왔다기 때문이다. 그동안 다양한 강연과 출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을 통해 드러낸 그의 말은 실제 조국의 삶과 하나씩 대조되고 있다. 청문회를 앞두고 그의 언행 불일치가 드러날수록 ‘내로남불’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조 후보자는 딸 입시문제가 불거지며 ‘특목고는 본래 기능을 살려야 한다’는 자신의 말과 부딪쳤다. 그는 2007년 한겨레 칼럼에서 “유명 특목고는 비평준화 시절 입시명문 고교의 기능을 하고 있으며, 초등학생을 위한 특목고 대비 학원이 성황”이라며 “이런 사교육의 혜택은 대부분 상위 계층에 속하는 학생들이 누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조 후보자의 딸이 한영외고에 들어갔고 이공계 대학에 진학한 뒤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재학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이는 전형적인 ‘대입 진학을 위한 상위계층의 입시 코스’다. 그가 저서 ‘왜 나는 법을 공부하는가’에서 외고가 상위계층의 대입을 위한 입시고교로 변질된 것을 비판하며 “특목고, 자사고, 국제고 등은 원래 취지에 따라 운영되도록 철저히 규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게다가 그의 딸은 성적이 좋지 않았음에도 수차례 장학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과거 ‘폴리페서’(정치에 참여하는 교수)를 비판했던 것도 도마에 올랐다. 그는 그동안 폴리페서가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한다고 강하게 비판해왔다. 지난 2008년 김연수 전 서울대 체육교육학과 교수가 학교에 휴직계를 내고 지역구 국회의원에 출마하자 조 후보자는 기고문을 통해 “국회의원 공천 신청을 하는 순간 교수는 대학에서 몸과 마음이 떠난다”며 “휴강과 강사 대체 등으로 피해를 입게 된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004년 서울대 학보(대학신문)에서도 ‘교수와 정치-지켜야 할 금도(襟度)’라는 글에서 폴리페서를 비판한 바 있다.

그러나 조 후보자는 청와대 민정수석에 임명돼 휴직했다가 서울대에 복직했다. 법무부 장관이 되면 다시 교수직을 휴직 해야 한다. 지난달 31일 서울대 복직 소식이 알려지면서 ‘폴리페서’ 논란이 불거지자 그는 지식인의 사회 참여를 뜻하는 ‘앙가주망’을 인용하며 “앙가주망은 지식인과 학자의 도덕적 의무”라며 선을 그었다. 이를 두고 학생들 사이에서는 ‘남이 하면 폴리페서, 내가 하면 앙가주망’ 비난이 나왔다.

여기에 최근 조 후보자가 이달 1일 방학중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복직하며 수업도 하지 않은 채 월급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교수직에 대한 그의 애정에도 물음표가 붙게 됐다.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서울대는 지난 17일 조 후보자에게 정상적으로 급여를 지급했다. 호봉을 감안한 평균 급여액이 845만 원(세전) 정도다. 학생들의 학습권을 중시하며 폴리페서를 비판하던 그가 정치참여를 위해 복직과 휴직을 반복하는 것에 이어 무노동 임금까지 받은 것으로 드러나자 교수직은 ‘보험’일 뿐이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s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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