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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6 (일)

제주 2공항 예정지에 ‘숨골’ 무더기 발견…환경평가 부실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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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환경평가 초안에 ‘숨골 8곳’

비상도민회의, 숨골 61개 추가 확인

“환경평가 부실 입증…전수 조사해야”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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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 제2공항 예정지에 지하수 함양 통로인 이른바 ‘숨골’ 60여곳이 추가 발견됐다. 국토교통부가 전략환경영향평가 초안에서 보고한 8곳밖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내용과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지역 100여개 시민사회·노동·농민 단체 등으로 구성된 ‘제주 제2공항 강행 저지 비상도민회의’는 20일 오전 제주참여환경연대 교육문화카페 자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2공항 예정지 내 동굴과 숨골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도내 환경단체와 지역주민, 전문가 등 30여명으로 구성된 동굴·숨골조사단이 지난달 18일부터 지난 15일까지 제2공항 예정지에서 진행했다.

조사 결과 섬 지역인 제주도의 지하수 보전에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닌 숨골이 61곳이 추가 확인됐다. 비상도민회의는 “조사인력이 부족하고 시간이 짧았는데도 국토부가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 제시한 8곳의 숨골 이외에 61곳의 숨골을 추가로 찾아냈다. 성산읍 일대는 숨골이 곳곳에 분포하고 있는 지역이다. 대부분의 농민은 용암대지 위에 흙이 쌓인 곳에서 경작하는 상황이다. 전략환경영향평가의 결론대로 예정지 내 숨골을 모두 메워버리면 지하로 스며들어 지하수가 돼야 할 빗물을 막아 지하수 고갈 현상이 나타나고, 주변 경작지와 마을에 심각한 수해를 입힐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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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도민회의는 국토부의 동굴조사도 부실 의혹을 제기했다. 이 단체는 “국토부는 전기파장으로 지하의 동굴 존재 여부를 파악하는 지피아르(GPR)탐사를 했는데, 주로 평평한 풀밭이나 도로 위와 같은 지극히 협소한 지역에서만 형식적으로 몇 차례 실시했을 뿐이다. 정밀조사를 위한 시추조사도 43곳을 진행했지만 시추 위치의 선정 근거와 결과가 초안에 공개되지 않아 공정성과 객관성을 상실했다”고 주장했다.

비상도민회의는 이어 “원희룡 지사는 제주도민을 대표해 국토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대해 검증을 해야 할 엄중한 책무가 있다. 예정지 내 지역주민 및 시민단체들과 함께 민관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즉각 합동 전수조사를 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달 초 완료한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서 예정지 내 숨골이 8곳이 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당시에도 반대단체들은 “계획지구 및 주변 지역에 대한 동굴조사가 문헌 자료, 주민 인터뷰, 육안 조사, 제보 등을 통해 이뤄져 이미 알려진 동굴 위주의 조사에 그치는 한계를 보였다”고 비판한 바 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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