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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한·미 연합훈련 ‘종료’… 북한 비난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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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한국과 미국의 방위비분담금 협상 수석대표인 장원삼 외교부 방위비분담협상 대표(오른쪽)와 티모시 베츠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 대표가 2월 10일(현지시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제10차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문을 가서명한 뒤 교환하고 있다. 연합뉴스


‘후반기 한·미 연합지휘소 훈련’의 20일 종료와 함께 올해 계획된 한·미간의 연합훈련이 사실상 모두 마무리된다.

19일 군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 연합지휘소 훈련은 한국군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을 행사할 수 있는 핵심 군사능력을 갖췄는지 평가하는 기본운용능력(IOC)을 검증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에 따라 올해 처음으로 한국군 대장이 사령관을, 미군 대장이 부사령관을 맡았다. 최병혁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대장)이 사령관을 맡아 주한미군을 비롯한 전체 군을 지휘하고,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대장)이 부사령관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

한·미는 지난 2014년 열린 제46차 안보협의회의(SCM)를 통해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원칙에 합의했다. 당시 합의된 조건은 ▲ 한미 연합방위를 주도할 수 있는 한국군의 핵심군사 능력 확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한국군의 초기 필수대응 능력 구비 ▲ 전작권 전환에 부합하는 한반도 및 지역 안보 환경 등이다. 이러한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이번 훈련의 검증 결과는 오는 10월 서울에서 열리는 한미 군사위원회(MCM)와 안보협의회의(SCM)에 각각 보고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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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연합뉴스


이날 훈련을 끝으로 올해 예정된 주요 한미훈련은 사실상 모두 종료된다. 군 관계자는 “대대, 연대급 등의 소규모 훈련을 제외하면 올해 예정된 주요 연합훈련은 모두 마무리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는 북·미 간 비핵화 대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지원한다는 취지에서 올해 ‘키리졸브’(KR:Key Resolve), ‘독수리훈련’(FE:Foal Eagle), ‘을지프리덤가디언(UFG)’ 등 기존 대규모 연합훈련 대신, 전반기에 ‘동맹 19-1’, 후반기에 ‘연합지휘소훈련’ 등 규모가 축소된 대체 훈련을 실시했다. 후반기 훈련 명칭에 ‘동맹’이 빠진 것도 북한을 의식했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한·미 훈련의 대폭 축소에도 강력 반발하며, 이달 들어서만 모두 네차례에 걸쳐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방사포를 발사했다.

북한은 훈련 마지막 날인 이날도 연합훈련을 ‘북침 전쟁연습’이라고 주장하며, 비난을 이어갔다.

노동신문은 이날 ‘연합지휘소훈련의 허울은 벗겨졌다’는 제목의 논평에서 “남조선 호전광들이 미국과 함께 벌여놓은 연합지휘소훈련은 우리를 침략하기 위한 공공연한 적대행위이며 용납 못 할 군사적 도발”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호전광들은 이번 전쟁연습에 대해 ‘실제 병력과 장비의 기동이 없는 지휘소훈련’이라고 변명하고 합동군사연습의 명칭을 변경하는 놀음도 벌였다”며 “그러나 미사여구나 늘어놓고 간판이나 바꾼다고 하여 침략적이며 도발적인 성격이 달라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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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중앙TV가 11일 전날 함경남도 함흥 일대에서 실시한 2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 장면을 사진으로 공개했다. 연합뉴스


신문은 특히 이번 훈련에 수복 지역에 대한 ‘안정화 작전’이 포함됐다며 “이것은 연합지휘소훈련이 공화국에 대한 침공과 압살을 목적으로 한 극히 도발적인 불장난 소동이라는 것을 실증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남조선군부 호전 세력은 우리의 거듭되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최신 무장장비 도입에 기승을 부리면서 한편으로는 전쟁연습 소동을 끊임없이 벌이며 정세 악화를 부추겼다”며 “그 어리석은 행위의 대가를 뼈저리게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대해서도 ‘미국의 강도적 요구에 남조선이 민족적 자존심도 없이 굴욕적인 추종행위를 하고 있다’며 한·미 양측을 싸잡아 비난했다.

신문은 '또다시 가해지는 상전의 방위비분담금 증액압박' 제목의 정세론해설에서 “(미국의) 방위비분담금 증액요구는 남조선을 저들의 탐욕을 채워주는 수탈의 대상으로, 제 마음대로 빼앗아내고 부려먹을 수 있는 노복으로밖에 여기지 않는 상전의 심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증액요구가 날로 거세지는 것은 역대 남조선집권자들의 굴욕적인 대미 추종 행위가 초래한 것”이라며 “남조선집권자들이 민족적 자존심도 없이 인민들의 혈세를 침략군에게 섬겨 바치며 잔명을 부지하고 동족 대결을 심화시킨 것은 천추에 용납 못 할 매국 반역행위”라고 언급했다.

이러한 비난에도 외교·군사 전문가들은 연합 훈련의 종료와 함께 미국과 대화를 원하는 북한의 무력 도발 수위는 한층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미국과의 협상이 뜻대로 이뤄지지 않거나, 협상력을 과시하기 위해 북한이 추가적인 무력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엄형준 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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