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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훈련 도중 北 미사일에 투입"…우여곡절 한미연합연습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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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브럼스 연합사령관, 장모상에 미국행

군 "어수선했지만 성공적인 훈련 진행돼"

후반기 한·미 연합연습이 북한 미사일 발사 등 우여곡절을 겪으며 20일 종료됐다. 이번 연습은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을 위해 한국군의 능력을 검증해 보는 첫 ‘예비고사’ 격이다.

군 당국에 따르면 이번 연합연습은 지난 5일 예비단계인 위기관리참모훈련(CMST·Crisis Management Staff Training)을 시작으로 1부 방어, 2부 반격으로 구성된 본 훈련 기간을 거쳐 이날 종료됐다. 지휘소연습(CPX) 방식으로 치러진 이번 연합연습은 실제 병력과 장비가 투입되지 않고 대신 가상의 시나리오를 설정해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실시됐다. 군 관계자는 “훈련 명칭 선정부터 북한 도발, 지휘관의 자리비움 등 어수선한 일들이 있었지만, 성공적인 훈련이 됐다고 자평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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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북한판 에이태큼스'의 발사 장면. [조선중앙TV 캡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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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습은 북한 반발이라는 변수가 불거져 명칭 선정부터 논란을 빚었다. 전반기 연합연습의 명칭이 ‘동맹(Alliance)’으로 정해진 점 때문에 이번 연습 역시 군 내부 문서에서 가칭 ‘동맹 19-2’로 통용됐지만 실제론 연습 하루 전인 지난 10일 ‘후반기 한미 연합지휘소훈련’이라는 무미건조한 이름으로 명명됐다. ‘동맹’이라는 표현을 써서 북한에 트집거리를 만들어줄 필요가 있냐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북한은 이날까지 “남조선 호전광들이 미국과 함께 벌여놓은 연합지휘소훈련은 우리를 침략하기 위한 공공연한 적대행위이며 용납 못 할 군사적 도발”이라며 “‘실제 병력과 장비의 기동이 없는 지휘소훈련'이라고 변명하고 합동군사연습의 명칭을 변경하는 놀음도 벌였다”고 비난했다.

연합연습에 반발했던 북한은 CMST 기간인 지난 6일을 시작으로 10일, 16일 등 훈련 기간 중 모두 3차례나 미사일을 쏘아올렸다. 이 때문에 연합연습 중 일부 대북 관리 인원이 미사일 분석, 평가 등 대응을 하기 위해 훈련 장소를 잠시 벗어나는 일도 벌어졌다. 군 관계자는 “해당 인원의 피로도가 높아졌지만 주로 휴식조 인원이 투입돼 훈련에는 지장이 없었다”며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훈련을 진행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이 장모상을 당해 1부 훈련이 끝난 다음 날인 지난 15일 본국으로 향하는 일도 있었다. 지난 19일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복귀할 때까지 케네스 윌즈바흐 주한미군 부사령관(미 7공군사령관·중장)이 이 자리를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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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병력과 장비가 기동되지 않고 컴퓨터 시뮬레이션 등 '워게임'으로 진행되는 지휘소연습(CPX) 모습. [사진 합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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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도 한·미 군 당국은 계획대로 이번 연습에서 전작권 전환 평가의 첫 관문인 기본운용능력(IOC·Initial Operational Capability) 검증에 주력했다고 군 관계자가 밝혔다. 한국 측 대장(한미연합사령부 최병혁 부사령관)이 사령관을 맡고, 미 측 대장(에이브럼스 사령관)이 부사령관을 맡는 편제에서 얼마나 적절하게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는 과정이다.

이 같은 맥락에서 이번 연습은 전작권 전환의 첫 번째 조건 ‘한미연합방위를 주도할 수 있는 한국군의 핵심군사능력 확보’에 초점을 맞췄다. 한국 측 사령관 등 주요 참모진의 역량을 시험해보겠다는 의미다. 군 관계자는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예비단계 기존 명칭을 위기관리연습(CMX·Crisis Mangagement Exercise)에서 CMST로 바꾼 이유도 여기에 있다”며 “CMX에 참모(STAFF)를 넣어 그만큼 참모진의 역량 강화를 중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훈련 종료 당일 실시되던 강평(AAR)이 이번엔 다음날 오전에 진행되는 점도 IOC 평가를 더 촘촘히 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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