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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횡단보도 무단진입 오토바이 친 승용차 “배상 책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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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대구지방법원.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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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용차 운전자가 안전운전의무를 다했다면 무단으로 횡단보도로 진입한 오토바이를 치었더라도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구지방법원 민사21단독 김연수 판사는 지난 16일 열린 횡단보도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오토바이 운전자 A씨가 자동차 운전자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선고공판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2016년 3월 9일 오전 8시쯤 오토바이를 타고 범어네거리 인도를 역주행하던 A씨는 횡단보도로 진입하다 우회전하던 B씨 승용차 앞 범퍼와 부딪쳐 부상했다. A씨는 연골판 부분벌제술을 받는 등 2개월여 입원치료를 받고 손해배상을 요구하다 여의치 않자 지난해 B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오토바이를 보고도 횡단보도를 과속으로 운전한 승용차 운전자의 전적인 과실로 사고가 났다며 2,689만여원의 재산상 손해와 1,900여만원의 위자료 등 4,5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소송했다.

하지만 김 판사는 "보행자가 아닌 오토바이가 인도를 역주행해 갑자기 횡단보도를 통해 도로를 건너는 것을 예상하기 힘들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도로교통법상 운전중인 오토바이는 보행자가 아닌 차여서 인도 주행은 물론 차도의 횡단보도도 건널 수 없다. 오토바이 운전자가 오토바이에서 내려 끌고 갈 때는 횡단보도를 건널 수 있다.

김 판사는 이어 "원고 A씨가 좌우를 살피지 않고 인도에서 횡단보도로 진입한 반면 B씨는 횡단보도 앞에서 일시 정지 의무를 다했다"며 "이를 종합하면 피고의 과실로 이 사고가 발생하거나 손해가 확대됐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사고 당시 승용차 운전자 B씨는 우회전 하던 중 횡단보도 앞에 일시정지했다가 일반 보행자들이 멈추는 것을 보고 진행했지만 오토바이가 갑자기 진입하는 바람에 피하지 못했다.

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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