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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눈뜨면 조국 의혹 쏟아지는데···靑 "따로 논의된 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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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동 현대적선빌딩 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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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 청와대에서 논의된 바 없다.”

청와대 관계자가 20일 기자들과 만나서 한 말이다. 하루가 멀다고 조 후보자와 가족을 둘러싼 새로운 의혹이 불거지고 있지만, 이와 관련해 청와대에서 별도로 얘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다만 “후보자 검증과 관련해 도덕성은 도덕성대로 후보자가 해명할 사안이 있으면 국민께 해명하고, 정책은 정책대로 후보자의 정책적 소신을 밝힘으로써 후보자 검증이 종합적으로 이뤄지는 게 바람직하다”며 “이 또한 청문 과정을 통해서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없다”고 말했다. 전날 한정우 청와대 대변인이 “국회가 법률이 정한 기한 내에 충실하게 청문회를 마침으로써 그 책무를 다해주실 것을 정중하게 요청드린다”고 한 발언의 연장선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페르소나’로 여겨져 온 조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터져 나오자 청와대는 말을 아끼면서도 적잖이 당황하는 기색이다. 한 비서관급 참모는 “언론 보도를 보면서 ‘예상 밖으로 뭐가 좀 많다’는 느낌은 들고, 걱정도 되지만 회의를 하는 자리 등에서 굳이 조 후보자 문제를 따로 언급하지는 않는다”며 “조심스럽게 현 상황을 주시하는 이들이 많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법적으로는 아직 문제가 되는 게 안 나오지 않았나. 다만, 딸의 장학금이나 논문 이슈는 국민의 정서에 반하는 측면이 있는 만큼 충분히 설명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정부를 상징하다시피 한 인물이자 문 대통령이 가장 아끼던 참모이고, 가장 적극적으로 대국민 메시지를 내온 조 후보자가 예상 밖으로 고전 중인 상태와 관련해 “주변의 일 모두를 조국 본인 탓으로 몰아가려는 의도”라고 분노하는 기류도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의 상징과 같은 인물이 무대에 올라서니 야당 등이 ‘옳다구나’하고 덤벼드는 거 같다”고 했다. 실제로 청와대 내부적으로는 일련의 검증 국면을 '조국 흔들기'로 규정하고, 더 강경해지는 흐름이 있다고 한다.

딸의 논문이나 장학금 논란과 관련해서 “국민 정서상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도 변호하기도 한다. 당시만 해도 외국어고나 국제고 등에선 유행처럼 인턴십 프로그램이 번졌다는 식의 설명이 그렇다.

청와대 밖에선 민정수석이던 조 후보자의 ‘셀프 검증’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문 대통령이 조 후보자의 ‘셀프 검증’에 속았을 수 있다”(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는 식의 비판이 대표적인데, 조 후보자가 본인과 주변에 '넉넉한' 잣대를 들이댄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날 청와대 관계자와 기자들 사이에선 이런 문답도 오갔다.

Q : 조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을 청와대가 사전 검증해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나.

A : “검증과정에서 조 후보자에 대해 나오는 이슈가 검증됐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검증 시스템과 메커니즘은 민정수석이 관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검증은 검증대로 객관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조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건 8월 9일이었는데, 7월 26일 김조원 민정수석이 임명되기 전까지 그는 문재인 정부의 초대 민정수석이었다. 고위공직자 인사 검증을 총괄하면서 관련 제도나 규범을 설계한 것도 조 후보자였다. 한 사정기관 관계자는 “청와대에서 수석은 일반 기업으로 따지면 임원급이다. 실무 책임자가 검증을 이유로 상관의 신상 관련 정보를 샅샅이 들여다보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을 수 있다”고 했다.

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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