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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러, CTBTO 관측소 무력화시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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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미사일 폭발 사고 직후 / 데이터 전송 등 작동 안돼 / 사고관련 증거 은폐 의혹

최근 러시아의 핵 추진 순항미사일 ‘9M 730 부레베스트닉’(나토명 SSC-X-9 스카이폴) 시제품 폭발로 추정되는 사고 이후, 러시아 내 국제기구 핵 관측소가 알 수 없는 이유로 먹통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N 등은 19일(현지시간) 러시아 내 포괄적핵무기금지기구(CTBTO) 관측소들의 데이터 전송이 중단된 상태라고 보도했다.

라시나 제르보 CTBTO 사무총장은 빌리비노, 잘레소보에 위치한 관측시설 데이터 전송이 지난 13일부터 중단됐고, 사흘 후엔 두브나와 키로프 관측소도 데이터 전송을 멈췄다고 WSJ에 밝혔다.

CTBTO는 대기권, 외기권, 수중, 지하에서의 핵실험을 포괄적으로 금지하는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발효 및 이행을 담당하는 국제기구다. 핵실험 여부를 탐지하기 위한 관측소가 전 세계에 300개 이상 설치돼 있다. 관측소는 공기 중 방사능핵종을 비롯한 지진파, 음파 등 정보를 수집해 CTBTO 국제데이터센터(IDC)로 실시간 전송한다. 러시아 역시 CTBT 서명 및 비준국이다.

CTBTO 측은 CNN에 “우리는 규정에 따라 문제가 시작되자마자 바로 관측소와 연락하고 있다”며 “추가 보고서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또 “CTBTO 관측소 측정방법만이 지금까지 핵폭발로 추정, 주장돼온 당시의 폭발이 실제로 핵폭발이었는지 분명하게 밝혀줄 수 있는 수단”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의도적으로 관측소를 무력화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WSJ는 “러시아가 사고 관련 증거를 은폐하려 한다는 우려를 더 고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5월에도 미국 국방정보당국은 러시아가 저강도핵실험으로 CTBT를 위반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고 러시아는 이를 부인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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